"배구협회 정신 차려라" 논란 부른 김연경 감사 강요 인터뷰, 법으로 보면?
"배구협회 정신 차려라" 논란 부른 김연경 감사 강요 인터뷰, 법으로 보면?
'4강 진출' 후 금의환향한 여자배구대표팀⋯공항 도착 후 감사 강요 인터뷰 논란
"포상금 준 사람들에게 인사하라"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해라"
김연경에 대한 강요죄 될까⋯협박 등 성립요건 충족 못 해 강요죄 아냐

지난 9일, 인천공항에서 진행된 김연경 선수의 기자회견이 논란이 됐다. 사회자가 김 선수에게 대뜸 문재인 대통령 등에게 감사 인사를 요구하는 등 무례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대한배구협회 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2020 도쿄올림픽 치르고 귀국한 여자배구 대표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또다시 4강 진출에 성공하며 금의환향했다. 그런데 이에 찬물을 끼얹는 기자회견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의 사회자는 유애자 경기 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 그는 "역대 최고 포상금"이라며 이를 지원한 한국배구연맹 조원태 총재 등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후 김연경 선수에게 감사 인사를 하라고 했다.
감사 인사 요구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 감독관은 대뜸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러더니 "문재인 대통령이 김연경 선수가 국민들에게 감명을 준 것에 대해 격려했다"며 "답변을 했느냐"고 물었다. 김연경 선수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앞으로도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자, "(고맙다고 답할) 기회가 왔다" "한 번 더"라며 재촉하기도 했다. 결국 김 선수는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 모습이 보도되자, 한국배구협회 게시판에는 "갑질 인터뷰" "협회는 사과하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일반적으로 이번 배구협회의 기자회견처럼 특정 대답을 요구하는 것은 '강요'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이를 '강요죄'로 보긴 어렵다. 성립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①)으로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했을 때(②) 성립한다. 여기서 협박이란 해악(害惡·해로움을 끼치는 나쁜 일)을 전달해 타인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런 협박을 받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했을 때 죄가 된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는 "(해당 사안에서 강요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김연경 선수에게 폭행 등을 행사해 의무 없는 일을 시켜야 한다"며 "이 정도 요구로 강요죄를 묻기 어렵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유애자 감독관이 김연경 선수에게 답변을 강요하는 무례한 태도를 보인 것은 맞지만 이를 폭행이나 협박(①) 등으로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101(백일)의 이용수 변호사도 "유 감독관이 다소 강압적으로 이야기했더라도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강요죄는 성립하기 힘들다"고 봤다.
법무법인 고원 수원분사무소의 이지영 변호사 역시 "김연경 선수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사가 전달됐다면, 그때는 강요죄로 볼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강요죄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지영 변호사는 "사회자의 자질이나 배구협회 차원의 문제 또는 기자회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방향으로 문제 삼는 게 맞다"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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