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이유로 "나도, 아이도 백신 안 맞겠다" 선언한 아내, 이혼 사유 될까
종교적 이유로 "나도, 아이도 백신 안 맞겠다" 선언한 아내, 이혼 사유 될까
"몸에 주삿바늘 꽂으면 안 된다"⋯완고한 신앙심 이유로 한 백신 접종 거부하는데
아내가 안 맞는 것까진 몰라도 "아이 죽음도 감수하겠다"고 한 건 이혼 사유 된다

A씨의 아내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아이의 죽음도 감수하겠다"는 아내. 이런 경우 A씨는 아내에게 이혼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걸까? /연합뉴스⋅게티이미지⋅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나는 물론이고, 우리 아가도 절대 백신은 안 맞을 거야."
코로나19는 A씨 부부의 사이마저 위태롭게 만들었다. 주변에선 백신 접종이 한창이지만, 아내는 여기 응할 생각이 전혀 없다. 백신 부작용이 염려돼서 그런 거라면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몸에 주삿바늘을 꽂아선 안 된다"는 아내의 종교적 신념이 백신 거부의 이유였다. 어린 자녀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급기야 아내는 "아이의 죽음까지도 감수하겠다"며 A를 상대로 날을 세웠다.
백신 접종이 의무사항은 아니라지만, A씨는 유별난 신앙심 때문에 가족의 건강까지 나 몰라라 하는 아내를 쉬이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
A씨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부부 사이라도 서로가 지닌 신앙의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다"면서 "아내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자체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변호사들이 주목하는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어린 자녀에 대한 백신 접종 거부였다. 아내 자신뿐 아니라 자녀의 건강까지 담보로 잡는 것은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었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재판상 이혼은 법률로 정한 사유에 해당해야만 가능하다"며 "A씨 아내의 백신 접종 거부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인지를 우선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대건의 박정민 변호사는 "부부에게는 원만한 부부생활을 유지해야 할 상호 의무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 신앙의 자유에도 지켜야 하는 일정 선(한계)이 있다고 보는 게 대법원 판례의 입장(96므851)"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정민 변호사는 "이 사연에서는 A씨 아내가 자녀의 죽음까지 감수하겠다면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는 행위가 문제가 된다"며 "아내에게 혼인 파탄의 유책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부부간 신앙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과도한 신앙심으로 인해서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한 거라면 ▲그 이혼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변호사 김수경 법률사무소의 김수경 변호사도 "단순히 백신 접종 거부를 넘어서, 자녀 건강에 대한 염려가 있고 그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말까지 하는 것은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경 변호사는 "이러한 이혼 사유가 인정된다면 A씨가 자녀에 대한 친권·양육권을 모두 가져올 수도 있다"며 "이혼 사유를 제공한 아내에게 위자료 청구도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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