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15분간 PC 멈춤 없어야 근무 인정… 위법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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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15분간 PC 멈춤 없어야 근무 인정… 위법은 아니지만

2025. 09. 05 13:5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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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기획 등 PC 안 쓰는 업무도 근로시간

일방적 도입은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 해당할 수도

엔씨소프트 사옥 모습. /연합뉴스

엔씨소프트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업무용 PC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근태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 15분간 키보드나 마우스 움직임이 없으면 부재중으로 간주하고, 직원이 직접 사유를 입력해 소명하는 방식이다.


포괄임금제 폐지 이후 공짜 야근이 사라지면서 근무 시간의 밀도를 관리하려는 기업들의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을까.


게이트 출입에서 PC 로그로…달라지는 근무시간 측정

머니투데이방송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엔씨소프트는 직원이 사원증을 찍고 사무공간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나가는 시간까지를 근무시간으로 인정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별 직원의 PC 활동 로그가 그 기준이 된다.


15분 이상 마우스나 키보드 입력이 없으면 근무시간 계산이 멈추고, 이후 PC를 다시 사용할 때 '회의', '화장실' 등 부재 사유를 입력해야 하는 방식이다. 넥슨 등 동종업계에서 이미 도입한 시스템과 유사하다.


이는 포괄임금제 폐지라는 시대적 흐름과 맞물려 있다. 정해진 시간만큼 급여를 지급하는 대신, 일한 만큼 정확히 보상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실제 일하는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회의도 업무인데"…근로시간의 법적 의미는?

새로운 시스템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따져보려면, 먼저 근로시간의 법적 정의를 살펴봐야 한다. 우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은 단순히 PC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법원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모든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본다. 즉, 회의나 전화 통화, 자료 검토, 아이디어 구상 등 PC를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명백히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 역시 근로시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PC 활동만으로 근무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은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업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15분 이상 자리를 비우지 않고 깊은 고민에 빠져 기획안을 구상하는 시간이나, 동료와 업무 관련 논의를 하는 시간이 '부재중'으로 처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실질적인 업무시간을 법의 정의보다 좁게 해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15분 이상 PC를 사용하지 않은 시간을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간으로 간주하는 것도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다.


비슷한 제도 도입 시 유의할 점은?

이러한 근태 관리 시스템 도입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다만, 법적 문제를 최소화하며 제도를 안착시키려면 몇 가지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첫째,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할 수 있다. 기존의 게이트 출입 방식보다 근무시간 인정 범위가 축소되고, 부재 사유 소명이라는 새로운 의무가 부과되는 것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일방적인 도입은 추후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둘째, 다양한 업무 형태를 인정하는 유연한 운영이 필수적이다. 15분이라는 획일적인 기준을 모든 업무에 적용하기보다, 회의나 외근, 자료 검토 등 PC를 사용하지 않는 업무 활동을 근무시간으로 쉽게 인정받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화장실 등 생리 현상으로 인한 부재를 근무시간으로 인정하는 넥슨처럼, 합리적인 예외 규정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근로자 감시나 개인정보 침해 논란을 피해야 한다. PC 활동 정보는 근태 관리라는 최소한의 목적을 위해서만 수집·이용되어야 하며, 이를 인사평가 등 다른 목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근태 관리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지금, 기술 도입에 앞서 일의 본질과 직원에 대한 존중을 법적으로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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