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쇼핑' 최종회 유출 대참사…20분짜리 방송사고, 손해는 누가 책임지나?
'아이쇼핑' 최종회 유출 대참사…20분짜리 방송사고, 손해는 누가 책임지나?
티빙 '3중 법적 책임' 피하기 어려워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제작발표회 모습. /연합뉴스
한창 긴장감이 고조되던 드라마의 6회를 기다리던 시청자들의 눈을 의심하게 한 20분이었다. OTT 플랫폼 티빙(TVING)이 드라마 '아이쇼핑' 6회 대신 마지막회인 8회를 업로드하는 초대형 방송 사고를 냈다. “보고 있는데 이상하더라”, “스포 당해서 짜증 난다” 등 시청자들의 채팅창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8부작 스릴러의 결말이 허무하게 노출된 대참사. 작품의 가치를 떨어뜨린 이 막대한 손해는 누가, 어떻게 책임져야 할까. 3가지 핵심 쟁점으로 법적 책임을 따져봤다.
① 플랫폼의 명백한 과실…법적 책임 피할 수 없다
독점 스트리밍 플랫폼인 티빙은 이번 사태의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티빙과 같은 OTT 사업자는 시청자와의 서비스 계약에 따라 콘텐츠를 정확하고 안전하게 제공해야 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진다.
이번 사고는 예정된 회차 대신 마지막회를 올린 명백한 ‘관리상 과실’이다. 시스템 오류든, 담당자의 실수든 기본적인 콘텐츠 관리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이로 인해 티빙은 여러 갈래의 법적 책임을 동시에 지게 됐다.
우선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은 제작사에 대해서는 계약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채무불이행 책임’을 진다. 또한, 이 실수로 인해 제작사, 배우, 원작자 등에게 손해를 끼쳤으므로 ‘불법행위 책임’도 성립할 수 있다. 시청자들에 대해서도 온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계약 위반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② 제작사·배우·원작자, 수십억대 손해배상 청구 가능할까?
손해배상 청구는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결말이 중요한 스릴러 장르 드라마에 스포일러는 치명적이다. 마지막회가 먼저 공개되면서 드라마의 핵심 가치와 기대감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제작사와 원작자는 티빙을 상대로 다음과 같은 손해를 주장할 수 있다.
- 재산적 손해: 결말 노출로 인한 시청률 및 화제성 하락, VOD 판매 감소 등 직접적인 수익 감소분.
- 저작인격권 침해: 작품을 의도한 순서대로 온전히 공개할 권리인 ‘공표권’과 ‘동일성유지권’을 침해당했다는 정신적 손해.
관건은 ‘손해액 입증’이다. 스포일러 때문에 정확히 얼마의 수익이 감소했는지를 숫자로 증명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법원은 명백한 과실로 손해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배상액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
③ 스포 당한 시청자도 피해자다
시청자 역시 명백한 피해자다. 돈을 내고 구독하는 유료 서비스에서 순서대로 콘텐츠를 즐길 ‘예측 가능한 소비 권리’를 침해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청자 개인이 소송을 통해 금전적 보상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망가진 감정적 만족감을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고, 소송에 드는 비용이 배상액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 집단적 민원 및 분쟁 조정: 다수의 피해자가 한국소비자원 산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으로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티빙 측에 구독료 일부 환불이나 이용권 제공 등 현실적인 보상을 요구해볼 수 있다.
- 소비자단체소송: 소비자 단체가 나서서 티빙을 상대로 잘못된 서비스의 중지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OTT 플랫폼이 콘텐츠 관리에 얼마나 큰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티빙이 제작사와 시청자들의 피해에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