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명 창업 아이디어 털린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만약 내 아이디어 누가 훔쳐간다면?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5000명 창업 아이디어 털린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만약 내 아이디어 누가 훔쳐간다면?

2026. 07. 31 16:4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중기부 '모두의 창업' API 해킹

지원자 5000명 아이디어 요약본 통째로 유출

지난 1월 30일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한성숙 중기부 장관의 '모두의 창업프로젝트' 관련 보고를 경청하는 모습. /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가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로 얼룩졌다.


지난달 15일, 플랫폼 일부 API 보안 취약점을 뚫고 합격자 5000명의 이메일 주소, 심사평, 그리고 200자 창업 아이디어 요약본이 외부로 새어 나갔다.


웹 크롤링을 통해 비공개 정보에 접근을 시도한 국내 인터넷 프로토콜(IP)만 39개에 달한다.


밤잠을 설쳐가며 사업 계획을 구상했던 지원자들 입장에선, 자신의 아이디어가 하루아침에 남의 손에 넘어간 셈이다. 만약 유출된 내 아이디어를 누군가 그대로 베껴 창업에 성공한다면, 피해자는 누구에게, 어떻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1차 책임은 국가에⋯중기부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우선 허술한 보안으로 정보를 유출한 중기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법적으로 중기부는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


유출된 정보가 마케팅에 무단 활용된 사실까지 확인된 만큼, 동법 제39조의2 제1항에 따라 피해자는 300만 원 이하의 범위에서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만약 유출된 아이디어가 실제 도용돼 내 사업에 경제적 타격까지 발생했다면 문제는 더 커진다. 단순한 정신적 위자료를 넘어, 민법상 일반 불법행위를 근거로 구체적인 재산적 손해배상까지 병행해 청구할 수 있다.


내 아이디어 훔친 자,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사업 문 닫게 한다


그렇다면 내 아이디어를 훔쳐다 사장님 행세를 하는 도용자 본인에게는 어떤 철퇴를 내릴 수 있을까.


핵심 무기는 '부정경쟁방지법'이다. 우리 법은 공모전 등 거래 과정에서 제공된 타인의 경제적 아이디어를 자신의 영업상 이익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명백한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아이디어 도용자가 외부에서 해킹 정보를 건네받은 제3자이고, 타인의 상당한 투자와 노력이 들어간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해 이익을 침해했다면 이 역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해 민사상 무거운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민·형사 아우르는 법적 구제, 시작은 증거 수집부터


억울한 피해자를 위한 법적 구제 경로는 크게 세 갈래로 열려있다.


가장 강력한 조치는 민사소송이다. 도용자를 상대로 내 아이디어를 이용한 영업을 당장 멈추라는 '침해행위 금지 및 예방 청구'가 가능하다.


나아가 이미 만들어진 침해 제품이나 설비의 폐기 청구는 물론, 손해배상도 받아낼 수 있다.


형사적으로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빼간 행위 자체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해킹 등)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행정적으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신고와 중기부 피해신고센터를 통한 구제가 가능하다.


다만 이 모든 법적 쟁투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 있다.


법원은 도용 사실을 판단할 때 아이디어의 선행성과 경제적 가치를 엄격하게 따진다.


따라서 공모전 최초 제출 기록을 확보하고, 현재 중기부가 지원 중인 '영업비밀 원본증명'이나 '아이디어 임치' 제도를 통해 내 권리를 법적으로 굳건히 증명해두는 것이 재판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다.


한편, 중기부는 사태 수습을 위해 플랫폼 API 접근 권한을 제한하는 등 보안 시스템을 대폭 고도화했다.


이어 피해신고센터를 가동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약 1000명의 지원자에게 추후 법적 분쟁에서 아이디어 선행성 입증에 쓰일 수 있는 영업비밀 원본증명과 아이디어 임치 서비스를 무상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구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