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운영자 '박사'는 모두의 바람대로 강력 처벌될까?⋯변호사들이 예상한 그의 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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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운영자 '박사'는 모두의 바람대로 강력 처벌될까?⋯변호사들이 예상한 그의 형량

2020. 03. 19 19:03 작성
엄보운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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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에서 소위 '박사방'을 운영하며 여성들을 무자비하게 성 착취한 20대 남성

n번방 사건의 핵심 운영자에게는 적용되지 못한 'n번방 처벌법'

새로운 법은 적용 못 하지만⋯변호사들이 예상한 '박사'의 죄(罪)와 형량은?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20대 남성 A씨가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서 수십 명의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그 과정에서 찍은 영상을 팔아 돈을 번 n번방 사건의 핵심 인물 '박사'가 19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아청법)상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배포 등이다.


지난 17일 정부가 의결한 이른바 'n번방 처벌법'은 적용되지 못했다. 이 법이 효력을 갖는 건 오는 6월 25일부터기 때문이다. n번방 사건의 핵심 피의자가 'n번방 처벌법'의 적용을 피한 것이다. 이 때문에 '박사'가 검거된 직후부터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건 아니냐"는 불안감을 드러낸 사람들이 많았다.


로톡뉴스 취재 결과, 다각도로 분석해봐도 'n번방 처벌법'이 적용될 가능성은 없었다. 하지만 '박사'는 중형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왜 그런지 형사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 다섯 명과 함께 분석했다.


n번방 '박사'에게 걸리면⋯벗어날 수 없던 '뫼비우스의 띠'

텔레그램에서 가장 악랄하다고 보도된 '박사'의 방. 운영자 '박사'는 성 착취할 여성들을 체계적으로 찾았다. 그리고 치밀하게 그녀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박사에겐 사냥과도 같았을 것이다.


①여성을 협박할 재료 찾기

'박사'는 고액의 모델 아르바이트를 할 사람을 찾는다며 지원자들에게 사진을 보내도록 했다. 계약서 작성을 위해 이름과 집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들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해킹 코드를 보내 피해자 휴대전화 안에 담긴 더 세밀한 개인 정보를 빼냈다. 협박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는 단계였다.


② 음란 영상 수집

재료가 모이면 협박을 시작했다. "나는 네 개인정보를 다 알고 있다. 음란 사진이 유포되는 게 싫으면 영상을 찍어서 보내라"는 식이었다. 그러면 피해자들은 협박에 못 이겨 영상을 보냈다. 박사는 영상 촬영을 요구할 때도 처음엔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 드는 '섹시 댄스'에서부터 시작해서, 영상을 보낼 때마다 강도를 올렸다.


텔레그램에서 가장 악랄하다고 보도된 '박사'의 방. 운영자 '박사'는 성 착취할 여성들을 체계적으로 찾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텔레그램에서 가장 악랄하다고 보도된 '박사'의 방. 운영자 '박사'는 성 착취할 여성들을 체계적으로 찾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③ 더 수위 높고, 엽기적인 영상 요구

어느 정도 영상이 모이면, '박사'는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했다. 그러면서 "X일만 버티면 영상을 지워주겠다"고 제안했다. "영상을 보내지 않은 사람의 신상"이라며 '본보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더 엽기적인 영상을 찍도록 강요했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자신의 살갗에 날카로운 도구로 "노예" 혹은 "박사"라고 새기는 영상을 찍기도 했다. 박사 '소유'의 성(姓)노예라는 것을 인증시킨 것이다.


이렇게 촬영된 영상이나 사진은 또다시 협박의 재료로 사용됐다.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에 빠진 것이다.


n번방 박사, 영장실질심사⋯그의 성 착취에 적용될 법 조항

변호사들은 n번방 '박사'의 성 착취 구조를 보고서는 "각 단계마다 적용할 조항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① 협박 재료 찾기 : 스마트폰 해킹 = 징역 3년

개인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스마트폰에 해킹 코드를 보낸 행위는 모두 징역 3년 이하 등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다. '법률사무소 나란'의 서지원 변호사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해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다른 사람이 정보를 제공하도록 유인해서는 안 된다(제49조의2제1항 위반)"며 "해당 조항이 인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우리 법은 해당 조항을 어긴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② 음란 영상 수집 : 음란물 촬영 강요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음란물을 찍어 보냈다"는 점을 근거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한 n번방 운영자들과 이용자들. 하지만 틀린 말이다. 겉으로 보기에 피해자들이 스스로 찍어서 보낸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강요에 의한 것이라면 처벌된다.


단 이때 피해자가 성인인지, 미성년자인지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지고, 처벌 수위도 달라진다.


'법률사무소 나란'의 서지원 변호사, '경기남부법률사무소'의 김정훈 변호사,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 /로톡 DB
'법률사무소 나란'의 서지원 변호사, '경기남부법률사무소'의 김정훈 변호사,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 /로톡 DB


②-1. 미성년자의 경우 = 징역 10년

검찰은 '박사'에게 영장을 청구하면서 아청법 위반을 가장 윗줄에 올렸다. 피해자 중에 미성년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경기남부법률사무소'의 김정훈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최대 징역 10년까지 선고할 수 있는 아청법, 아동복지법 규정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먼저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의 제작⋅배포 위반(제11조) 혐의다. 우리 법은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운반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아동복지법은 제17조에서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 행위"를 하게 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②-2. 성인의 경우 = 징역 7년

김정훈 변호사는 "피해자가 성인인 경우 형법상 강요죄와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강요죄를 흡수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 조항이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3항에 따른다.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불법촬영물 유포하거나 판매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③ 엽기적 영상 요구 : 자해 강요 = 징역 5~7년

이번 사건이 특히 충격적이었던 건 피해자들이 자해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었다는 점이다. 자기 몸에 칼로 "노예" 또는 "박사"라고 새기게 한 행위는 어떤 범죄로 처벌될까.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는 "음란행위를 강요하면서 피해자 스스로 자기 신체에 칼로 특정 문구를 새기도록 한 행위는 상해죄의 간접정범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우리 대법원은 "피해자가 협박당해 스스로 다치게 한 경우 상해죄를 구성한다"(70조1638)고 판시하고 있다. 상해죄는 7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해진다.


박 변호사는 "이 행위는 성폭력처벌에관한특례법에도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위반이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서지원 변호사 역시 "형법상 강요죄 및, 상해의 간접정범이 적용될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물론 해당 법 조항들이 모두 적용되는 건 아니다. 몇몇 혐의는 다른 혐의에 흡수되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흡수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가장 중한 죄의 형량을 기준으로 1.5배 가중처벌하는 '가중주의'를 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대로 나올 수 있는 형량은 10년형의 1.5배인 15년형이다.


n번방 '핵심 운영자'에게는 적용되지 못한 n번방 처벌법

그렇다면 오는 6월 25일부터 적용되는 'n번방 가중처벌법(신법)'도 적용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대체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지만 "일부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다"는 의견을 냈다.


'n번방 사건' 등 텔레그램을 비롯한 온라인 SNS 공간에서의 성 착취물 동영상 공유 등 디지털 성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내용의 법안인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안은 가장 악랄했다고 알려진 운영자 '박사'에겐 적용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n번방 사건' 등 텔레그램을 비롯한 온라인 SNS 공간에서의 성 착취물 동영상 공유 등 디지털 성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내용의 법안인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안은 가장 악랄했다고 알려진 운영자 '박사'에겐 적용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신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박사' 등이 유포한 영상들이 아직까지 돌아다니고 있다"며 "6월 25일 이후에도 계속 유포되고 있다면 신법에 의해서도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로앤'의 신성민 변호사는 "형법은 기본적으로 행위시법주의를 취하고 있으므로 행위 시에 해당하는 규정이 적용된다"며 "법기술상으로도 신법 시행 이전의 행위에는 부칙이 있어야 신법이 적용되는데 새로 제정된 처벌 규정이므로 그럴 수가 없다(수범자에게 유리한 경우는 예외)"고 했다.


'변호사 이제한 법률사무소'의 이제한 변호사는 "형벌불소급 원칙상 새로운 처벌조항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로앤' 신성민 변호사'변호사, 이제한 법률사무소'의 이제한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로앤'의 신성민 변호사, '변호사 이제한 법률사무소'의 이제한 변호사. /로톡DB


김정훈 변호사 역시 "신법을 적용하려면 해당 범죄가 '계속범'의 속성을 지녀 타인에 의해 유통되는 경우 범행이 종료되지 않은 것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이는 논리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김 변호사는 "박사의 행위는 n번 방이 폐쇄된 시점에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타당하다"고 말했다.


박지윤 변호사도 같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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