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가족 '51분 비행기 지연' 민폐 논란… 과연 형사 처벌 대상이 될까?
박수홍 가족 '51분 비행기 지연' 민폐 논란… 과연 형사 처벌 대상이 될까?
하차 번복은 범죄 아냐

박수홍 가족이 기내 하차 의사를 번복해 항공편이 51분 지연돼 SNS를 통해 사과한 모습. /박수홍 인스타그램
방송인 박수홍 가족이 기내 하차 의사를 번복해 비행기가 51분 지연된 가운데, 이를 형사 처벌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괌으로 향하던 항공편에 탑승한 박수홍 가족은 어린 딸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비행기에서 내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내 하차 의사를 번복했고, 이 과정에서 항공기 밖으로 내려졌던 위탁수하물을 다시 싣느라 비행기는 예정 시각보다 51분 늦게 이륙했다.
온라인에서는 "일반인이었으면 가능했겠느냐"며 연예인 특혜 의혹과 함께 분노가 쏟아졌다. 과연 뿔난 승객들의 감정처럼 이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지, 3가지 법적 쟁점을 따져봤다.
① 하차 번복으로 비행기 지연, 형사 처벌 대상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무죄'에 가깝다. 항공보안법은 승객이 기내에서 폭행, 협박, 위계를 통해 운항을 저해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하지만 아이가 울어 하차를 요청했다가 번복한 행위 자체를 폭행이나 협박, 고의적인 위계로 보기는 어렵다.
처음부터 지연을 유발할 목적으로 거짓 하차를 요구했다는 증거가 없는 한 형법상 업무방해죄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
② 수하물 내리다 "다시 탈게요"… 항공사는 수용해야 하나
승객이 하차 의사를 밝히면 국제항공보안 관행인 이른바 'Unaccompanied Baggage(주인 없는 수하물 탑재 금지)' 원칙에 따라 즉각 수하물을 내리는 절차가 시작된다.
그렇다면 번복한 승객을 항공사가 거절할 수 있을까.
있다. 항공사는 운송약관에 따라 탑승 거절 권한을 가진다. 반대로 번복을 수용할 의무도, 거절할 의무도 없는 온전한 항공사의 재량이다.
당시 현장에서는 승객을 강제로 내리게 할 경우 운항 지연이 더 길어질 것을 우려해 번복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승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판단이었던 셈이다.
③ 51분 지연, 승객들은 누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
그렇다면 51분이라는 시간을 빼앗긴 승객들은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먼저 괌으로 향하는 국제선이므로 항공사를 상대로는 '몬트리올 협약'이 우선 적용된다. 만약 연결편을 놓치는 등 구체적인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단,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국내 민법이 적용되는데, 51분 지연으로는 위자료가 인정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실제 과거 판례를 보면 23시간 지연에 위자료 40만 원, 2시간 50분 지연에 15만 원이 인정된 바 있다.
박수홍 가족을 상대로 직접 민사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 역시 불가능에 가깝다. 하차 번복 자체가 위법한 행위가 아니며, 고의나 과실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