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불륜" 묵인하던 아내, 상간녀가 남편 고소하자 소송⋯법원 "보복성, 위자료 삭감"
"22년 불륜" 묵인하던 아내, 상간녀가 남편 고소하자 소송⋯법원 "보복성, 위자료 삭감"
20년 전 외도 고백받고도 '각방 생활' 유지하던 아내
상간녀가 남편 '스토킹'으로 고소해 유죄 나오자 즉각 소송 제기

20년 전 불륜을 알고도 묵인하던 아내가 상간녀의 남편 스토킹 고소 직후 소송을 내자, 법원은 "남편의 보복 감정이 개입됐다"며 위자료를 500만 원으로 깎았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년 넘게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도 침묵하며 혼인 관계를 유지해 온 아내가 뒤늦게 상간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항소심에서 위자료가 대폭 삭감되는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아내가 소송을 제기한 타이밍과 증거 확보 경위가 상간녀로부터 고소당한 남편의 '보복성 의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보았다.
20년간의 기묘한 동거와 상간녀의 '스토킹 고소'로 깨진 침묵
원고 A씨와 남편 C씨는 1989년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남편 C씨는 2000년 3월경부터 2022년 10월경까지 약 22년간 피고 B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왔다.
사실관계에 따르면 아내 A씨는 이미 2003년경에 이들의 외도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당시 상간녀인 B씨가 직접 A씨에게 불륜 사실을 알렸고, 이후 A씨와 남편 C씨는 약 20년 동안 각방 생활을 하면서도 혼인 관계 자체는 해소하지 않은 채 유지해 왔다.

오랜 기간 유지되던 이들의 관계는 2022년경 불륜 관계가 끝난 뒤 남편 C씨가 B씨를 스토킹하면서 파국을 맞았다. B씨는 C씨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했고, C씨는 관련 형사 재판 과정에서 B씨로부터 불리한 증언을 들은 끝에 2024년 6월 18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아내 A씨가 소송을 제기한 시점이다. A씨는 남편 C씨의 유죄 판결이 나온 지 불과 일주일 뒤인 2024년 6월 25일, 남편과 B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와 남편의 진술서 등을 증거로 첨부해 5,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단5264660)을 냈다.
법원 "남편 보복 감정 개입된 소송"⋯위자료 3,0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1심 재판부는 B씨의 부정행위 책임을 물어 "피고는 원고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불륜 기간이 매우 길고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5나6587)의 판단은 완전히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소송이 원고 본인의 순수한 피해 회복보다는 남편 C씨의 보복 의사에 의해 촉발된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피고가 2003년 불륜 사실을 알렸을 때나 이후 20년 가까운 각방 생활 중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그러다 남편 C씨가 피고로부터 고소당해 유죄 판결이 선고되자 비로소 남편이 제공한 증거를 토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어 "피고가 C씨와 헤어지려 애쓰며 숨기도 했으나 오히려 C씨가 피고를 스토킹하여 처벌받은 점, 원고의 소송 제기 동기에 남편 C씨의 보복 감정이 일부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1심 위자료는 과다하다"고 판단하며 액수를 500만 원으로 대폭 감액했다.
결국 법원은 불륜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 발생에 있어 상간녀인 B씨보다 오히려 남편 C씨의 책임이 더 크다고 판단하며 사건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