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뮤지컬 배우 옥죈 성관계 영상과 10억…알고 보니 합의된 이별이었다
[단독] 뮤지컬 배우 옥죈 성관계 영상과 10억…알고 보니 합의된 이별이었다
성관계 영상 협박 의혹 벗었다
법원 "각서는 협의된 것, 협박 인정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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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배상 각서를 둘러싼 강요 혐의로 기소된 뮤지컬 배우 A씨가 서울북부지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뮤지컬 배우 A씨가 전 매니저 B씨(여, 49세)로부터 고소당했다. B씨는 A씨가 자신의 성관계 영상을 약점으로 잡아 억지로 10억 배상 각서를 쓰게 했다며 강요죄를 주장했다. 화려한 무대 뒤에서 벌어진 진흙탕 싸움,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서울북부지방법원 장원정 판사는 지난 9월 18일, 강요 혐의로 기소된 뮤지컬 배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협박에 의한 강요인가, 합의된 이별 수순인가
사건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와 B씨는 배우와 팬으로 만나 연인이자 매니저 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A씨가 이별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B씨는 이별을 거부했고, 두 사람은 수차례 다툼과 화해를 반복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7월 27일 B씨에게 "성관계 영상이 있다"며 협박해 "A씨 인생에 관여하지 않겠다. 어기면 10억 원을 배상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게 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A씨 측 주장은 달랐다. 성관계 영상은 존재하지 않으며, 각서는 B씨와 합의하에 작성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B씨가 헤어지려 하지 않아 다투는 과정에서 녹취 파일의 존재를 알게 된 B씨가 삭제를 요구했고, 이를 들어주는 조건으로 각서를 썼다는 것이다.
법원의 판단 "협박은 없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에 따르면, 무죄 선고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성관계 영상 실체 불분명: 공소사실의 핵심인 '성관계 영상 협박'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했다. 두 사람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나 통화 내용 어디에도 성관계 영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 각서는 협의 결과: 재판부는 각서가 강압에 의해 작성된 것이 아니라, 이별 과정에서 서로의 요구 사항을 조율하며 작성된 것으로 봤다. 실제로 각서 작성 전후 두 사람은 전화로 문구를 협의했고, A씨는 B씨가 요구한 비용 정산까지 마쳤다.
- 피해자의 태도: B씨는 각서 작성 후 A씨에게 "잘 되길 바란다"는 덕담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협박을 당해 공포에 떠는 피해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심지어 B씨는 A씨와의 관계를 직장에 유포해 A씨의 명예를 훼손하기도 했다.
반전의 녹음 파일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녹음 파일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A씨가 몰래 녹음한 파일에는 오히려 B씨가 이별을 요구하는 A씨에게 집요하게 성관계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피해자(B씨)로서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라면서도, 이것이 각서 작성의 직접적인 협박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의 강요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0억 각서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A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참고]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고정1586 판결문 (2025. 9. 18.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