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는 기본 사명에 충실할 때 신뢰 얻는다"
"법률가는 기본 사명에 충실할 때 신뢰 얻는다"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 법률가 대상 주제 강연
“다양한 분야와 소통하며 시야 넓히고, 배움에 힘써야”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 / 사진제공 한국법학원
“다양한 가치의 조정자로서 여러 갈등을 최종적이고 사법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법률가들은, 이러한 시대에 더욱 ‘국민의 기본적 인권 보장과 정의 실현’이라는 법률가의 기본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나라 첫 여성 헌법재판관인 전효숙 사단법인 올 젠더와 법연구소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초격차 사회와 평등’을 주제로 강연회를 갖고, 청중으로 참석한 법률가들에게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법률가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고, 국민의 신뢰 없이 존재하기 어려운 게 법률가”라면서 “인권감수성이 풍부한 법률가가 많아진다면 AI 시대가 도래한다 하더라도 법률가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본래 철학가나 인문학자, 노동 현장의 활동가들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인권 문제가 이제는 법률가들의 주요한 담론이 된 것처럼, 법률가들은 평소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시각을 넓히고 배움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이사장의 이날 강연은 우리 사회가 처한 시대를 ‘초격차 시대’이자 ‘혼돈의 시대’로 전제하고 있다. ‘초격차’라는 말은 ‘넘볼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벌어지는 것’을 뜻하는 말로,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의 저서 「초격차」가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소득의 양극화 및 정보와 기술 수준의 차이 등으로 인해 야기된 격차가 용인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때, 사회의 불평등이 구조화되고 이로부터 다양한 갈등과 불안이 생겨난다는 것이 전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는 법률가 개인의 직업윤리 차원이기도 하지만, 법률의 제정·해석·집행이라는 법률가의 업무 그 자체이기도 하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앞줄 가운데 남성이 권오곤 한국법학원장, 그 오른쪽으로 전효숙 이사장, 전수안 전 대법관이 서 있다.
/ 사진제공 한국법학원
전 이사장은 이러한 사명에 필수 덕목으로 ‘인권감수성’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인권적 관점에 따라 판단하는 능력’을 뜻하는 ‘인권감수성’은 ▲인권에 대한 지식 ▲인권적 원리로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 ▲인권과 경쟁하는 가치인 경제성장주의, 공공질서 유지, 전통문화 등보다 인권을 우선시할 수 있는 태도로 이루어진다.
특히 여성, 장애인, 아동, 이주노동자, 성적소수자와 같은 소수자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무척 중요한데, “법률가들이 이들 인권에 대해 가진 감수성에 따라 그들의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전 이사장은 말했다.
이번 강연을 마련한 권오곤 한국법학원장은 “‘법률가가 된 뜻을 되새기는 강좌’의 올해 첫 시간에는 전효숙 이사장을 어렵게 모셨다”면서 “법관으로서, 교수로서 후배와 후학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전 이사장의 혜안을 들을 수 있는 자리”라며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