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출발 막으려다 두 번이나 넘어져…'특수폭행죄' 성립할까
오토바이 출발 막으려다 두 번이나 넘어져…'특수폭행죄' 성립할까
고의로 밀쳤다면 ‘위험한 물건’ 사용 인정
CCTV·진단서 확보가 핵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잠시만요, 신고할 겁니다." A씨의 제지에도 오토바이 운전자는 그대로 출발했고, A씨는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빌라 주차장에서 벌어진 이 시비가 오토바이를 '위험한 물건'으로 보는 특수범죄로 번질 수 있을까.
사건은 한 빌라 주차장에서 시작됐다. 오토바이 운전자와 시비가 붙은 A씨는 그가 현장을 떠나는 것을 막으려고 배달통을 붙잡았다. 하지만 운전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토바이를 출발시켜 A씨를 넘어뜨렸고, 억울함에 다시 일어선 A씨는 두 번째 충격과 함께 또다시 나동그라졌다.
오토바이는 '달리는 흉기'? 법의 판단은
변호사들은 이 사건을 단순 폭행이 아닌 '특수범죄'로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핵심은 오토바이가 형법상 '위험한 물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법무법인(유한) 해광의 손철 변호사는 "오토바이는 형법상 ‘위험한 물건’으로 보아 특수폭행 또는 특수상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폭행은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폭행했을 때, 특수상해는 그로 인해 상해까지 발생했을 때 성립한다.
관건은 운전자의 '고의성'이다. 변호사 신경렬 법률사무소의 신경렬 변호사는 "같은 행위가 2회 반복된 점은 폭행 또는 상해의 고의를 인정할 유력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도망치려다 실수로 벌어진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오토바이 운전자의 '쌍방폭행' 반격 카드
하지만 운전자 측의 반론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A씨가 오토바이 배달통을 먼저 붙잡은 행위 자체가 운전자 입장에서는 불법적인 물리력 행사, 즉 '폭행'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운전자가 이를 근거로 '쌍방폭행'을 주장하거나, 불법적인 제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항변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경우 사건은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처벌과 보상,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으려면
A씨가 억울함을 풀고 정당한 보상을 받기 위해선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함께 준비하는 '투트랙 전략'이 효과적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운전자의 고의성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의담의 박상우 변호사는 "주차장 CCTV, 목격자 진술, 병원 진단서 등을 확보한 뒤 경찰에 고소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해진단서는 특수상해죄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형사 고소로 상대방의 처벌을 구하는 동시에, 민사 소송을 통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도 꾀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태희의 민경남 변호사는 "치료비, 위자료 등 신체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섣부른 고소의 덫, '무고죄' 역풍 맞을 수도
변호사들은 감정적인 대응에 앞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만약 운전자의 고의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을 경우, A씨는 오히려 '무고죄'로 역고소 당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무고죄는 타인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할 때 성립하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따라서 객관적 증거 없이 섣불리 고소를 진행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감정적 대응보다 철저한 증거 확보에 기반한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