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쫓는다" 조카 숯불 고문해 죽인 이모…무기징역→징역 7년 감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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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쫓는다" 조카 숯불 고문해 죽인 이모…무기징역→징역 7년 감형, 왜?

2026. 05. 13 16:4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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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살인 고의 인정" 무기징역 선고

항소심은 "상해치사" 징역 7년

숯불 열기에 조카를 장시간 노출시켜 숨지게 한 80대 무속인이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2024년 9월 인천 부평의 한 음식점. 119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30대 여성 A씨는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숯불을 옮기다 넘어져 크게 다쳤다"고 설명했지만, 현장의 참혹함은 단순 사고로 볼 수 없었다.


이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은 CCTV를 통해 드러났다. 무속인인 80대 이모가 식당 일을 돕던 조카 A씨가 떠나려 하자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자녀들과 신도들을 동원해 A씨를 철제 구조물에 결박하고 약 3시간 동안 숯불 열기에 노출시킨 것이다.


이들은 숯을 보충하고 옷을 잘라 맨살에 열기가 닿게 하는 등 잔혹한 가혹행위를 이어갔고, 결국 A씨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1심 무기징역이 2심 징역 7년으로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을 살인으로 규정하고 이모에게 무기징역, 공범들에게도 중형을 선고했다.


1심은 "피해자를 철제 구조물에 결박한 채 장시간 숯불 열기에 노출시킨 방식 자체가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엽기적"이라며, 신고 지연 및 현장 은폐 시도 등 사후 정황을 불리하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열린 항소심 판결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 대신 '상해치사'를 적용해 징역 7년으로 대폭 감형했다.


13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의 권은택 변호사는 이 차이의 핵심을 살인의 미필적 고의 입증 여부로 짚었다.


권은택 변호사는 "항소심은 행위가 위험하고 결과가 중대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검사가 그 용인의 수준까지는 입증하지 못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자신의 주술 능력을 실제로 믿고 있었던 점, 피해자도 일정 부분 그런 믿음 체계 안에 있었던 점, 범행 뒤 심폐소생술이나 민간요법 같은 구조 시도를 한 점, 그리고 피해자가 식당 수입의 핵심이어서 경제적으로 굳이 죽일 이유가 약하다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덧붙였다.


사후 은폐 시도 등 불리한 정황이 살인 고의를 인정할 결정적 한 방이 되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가스라이팅과 이해 불가한 친모의 탄원


이 사건의 배경에는 장기간의 가스라이팅과 경제적 지배가 자리 잡고 있었다.


피고인은 가족과 신도들에게 전생, 악귀 등의 이야기로 심리적 통제를 가했고, 피해자가 부모가 있는 울릉도로 가려 하자 악귀를 핑계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피해자의 친어머니가 법정에 낸 처벌불원서다. 친모는 피고인들에게 "고맙다", "범죄자로 만들어 미안하다", "벌을 준다면 나에게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피해자의 사망 보험금 상당 부분이 피고인 생활비로 흘러간 정황도 드러났다.


1심은 이를 정신적 지배 결과로 보아 선처 근거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항소심은 이를 양형에 참작했다.


권은택 변호사는 "이번 감형의 핵심은 처벌불원서 자체라기보다 살인에서 상해치사로 법적 평가가 바뀐 데 있다"면서도, "유족이 심리적으로 종속돼 있을 가능성이 큰 사건이라면, 그 선처 의사는 정말 더 엄격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피고인은 무기징역에서 징역 7년으로 감형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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