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줍게 했다고 아동학대 고소당한 교사… '무혐의' 나와도 사과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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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줍게 했다고 아동학대 고소당한 교사… '무혐의' 나와도 사과하면 끝?

2026. 07. 03 14:0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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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90% 이상 무혐의지만 학부모 책임 묻기 어려워

의심만 있어도 신고 가능한 구조

고의성 입증 사실상 불가능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으로 이어지며 교사 보호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셔터스톡

정당한 생활지도도 아동학대로 둔갑시키는 무분별한 형사 고소와 악성 민원 탓에 교사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충남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최근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학생이 스스로 버린 쓰레기를 직접 줍게 하고, 단체 사진 촬영 장소를 알아봐 달라는 부탁에 교사가 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경찰 수사 결과 이는 모두 정당한 생활지도로 판단되어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하지만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학부모는 무혐의 결론이 난 이후 교권보호위원회에서의 발언을 문제 삼아 해당 교사를 명예훼손으로 다시 고소했고, 현재 민사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제주 교사, 반복된 민원에 홀로 버티다 극단적 선택


최근 제주도에서도 씁쓸한 비극이 발생했다. 한 중학교 교사가 결석 학생에게 진단서를 요구하고 흡연 문제를 생활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생 가족의 반복적인 항의를 받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이 교사는 상당 기간 민원을 홀로 감당하며 학교 측에 중재와 병가를 요청했지만, 시스템의 보호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학대 신고 90% 이상 무혐의…그래도 책임 못 묻는 이유


교육 현장에서는 정당한 교육 활동이 무분별한 형사절차로 이어지는 법의 맹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교사를 상대로 한 아동학대 신고의 90% 이상이 무혐의 처분을 받고 있다.


문제는 억울한 무혐의 판정을 받더라도 학부모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점이다.


로엘 법무법인의 김형철 변호사는 3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해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신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신고한 사람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러 형사처벌을 받게 하려고 신고했다는 점까지 입증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동학대는 아이를 신속히 보호하기 위해 의심만 있어도 신고할 수 있는 구조적 특성이 있어, 학부모의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교사들 사이에서는 '무혐의를 받는 것보다 신고를 당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경찰과 교육청 조사, 학생과의 분리 조치 등을 겪고 나면 무혐의를 받아도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정서적 아동학대의 모호한 기준도 교사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수사기관은 생활지도의 목적과 반복적 모욕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지만, 기준이 추상적이라 교사들이 필수적인 생활지도조차 주저하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교사 몰아넣은 학부모·학교에 책임 물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교사를 벼랑 끝으로 내몬 학부모나 이를 방치한 학교 측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김 변호사는 "단순히 민원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학생 가족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민원 내용 자체에 반복적인 협박이나 모욕 같은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학교 관계자의 책임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은 예견 가능성과 인과관계를 엄격하게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교육청 조사에서 교사 보호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행정적·징계상 책임이나 민사상 보호의무 위반 여부는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변호사는 현행 제도의 맹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동학대는 피해 아동을 신속하게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기에 의심이 있으면 신고할 수 있다는 현재의 원칙은 유지돼야 한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정당한 교육활동까지 무분별한 신고와 형사절차로 이어지는 문제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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