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루이비통 재킷을 입는다" 美 목사님들을 향한 '저격', 한국에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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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루이비통 재킷을 입는다" 美 목사님들을 향한 '저격', 한국에서라면?

2021. 03. 24 17:43 작성
김재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za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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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의 '풀소유' 논란 부른 인스타그램 계정⋯한국에는 아직 없지만

'공익 목적'이라면 민·형법 모두 위법성 인정하지 않아

목회자가 착용한 신발과 옷, 허리띠 등의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인스타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올라오는 대부분이 값비싼 물건들. 현재 이 계정 구독자는 24만명이다. /인스타그램 'PreachersNSneakers' 계정⋅각 브랜드 홈페이지⋅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그는 아디다스 이지 부스트 700 웨이브러너 모브를 신고있다. 인터넷에서 50만원에 가까운 돈으로 거래되는 희귀 명품 신발이었다. 여유가 된다면 신을 수도 있는 신발이었지만, 그는 교회 목사였다.


'멋쟁이 신발'을 신은 그 목사님의 예배 영상을 유튜브로 보다가 의아함을 느낀 한 사람. 인스타그램 계정 '목사님과 운동화(@PreachersNSneakers)'를 운영하는 벤 커비(Ben Kirby) 이야기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벤 커비는 지난 2019년 유튜브 예배에서 '이지 부스트를 신은 목회자'를 본 것을 계기로 '목사님과 운동화' 계정을 만들었다. 이 계정은 목회자가 착용한 신발과 옷, 허리띠 등의 가격정보를 제공한다. 대부분 값비싼 물건들이다. 현재 이 계정 구독자는 24만명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종교인의 '풀소유(무소유의 반대말로 모든 것을 가졌다는 의미)' 논란이 잇따라 제기됐다. 만약 이런 '목사님과 운동화' 계정과 같은 사이트가 우리나라에서 운영된다면 법적인 이슈는 없을까.


1000만원짜리 재킷을 입고, 280만원짜리 운동화를 신는 미국 종교인들

계정에 소개된 목회자들의 아이템은 마치 명품관을 방불케 한다.


저스틴 비버와의 친분으로 유명한 채드 비치(Chad Veach) 목사는 2516달러(한화 약 284만원)의 나이키 조던 1 한정판 운동화를 신었고, 2018년에 신도 2만 명이 넘는 대형교회를 인수한 존 그레이(John Gray) 목사는 루이비통과 슈프림(supreme)이 협업해 만든 9625달러(한화 약 1000만원)짜리 데님 재킷을 입었다. 이 외에도 구찌, 버버리, 지방시, 크리스찬 루부탱 등의 명품을 비롯해 오프화이트 등의 고급 스트리트 브랜드까지 망라한다.


또한 커비는 목회자가 개인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유명인과 어울리며 화려한 파티에 참석했던 사진도 게시했다. 이 내용을 모아 최근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최근 많이 제기됐다. '남산뷰' 복층 집에 살아 논란이 됐던 혜민 스님이나 고급 수입차를 타는 목사님 등의 이야기가 그렇다. 종교인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겸허한 삶'을 꼽지만, 일부의 행태는 그것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교인이 가진 물건의 가격정보를 공개하는 계정이 한국에도 있다면 어떨까.


한국판 '목사님과 운동화'가 생긴다면⋯명예훼손 문제 삼을 수 있을까

한국판 '목사님과 운동화' 계정이 실제로 생겼고, 이곳에 글이 올라온 해당 종교인이 만약 계정 주인에게 "명예훼손이다"라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할 수 있을까.


문제 제기를 하고 싶은 종교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 형법은 이 문제 제기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진실한 사실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제310조)"는 조항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계정을 만든 사람이 단순히 입은 옷의 가격만을 제공하고, 공익을 목적으로 운영한다고 하면 어떨까. 이 역시 재판부는 법을 위반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례가 있다.


1997년 대법원은 "그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것이거나 적어도 행위자가 그 사실을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봤다. 이어 '공공의 이익'을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라고도 해석했다(97도88).


이는 민사소송에서도 적용된다. 우리 대법원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했더라도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위법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했다(2010다61793).


실제로 '목사님과 운동화' 계정을 운영하는 벤 커비 또한 목적이 '공익'에 있다고 강조한다. 커비는 언론 인터뷰에서 "'목회로 번 돈으로 목회자가 부자가 돼도 괜찮은지'를 질문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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