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청 공무원 '전국노래자랑 구청장 백댄서' 논란…직장 내 괴롭힘일까?
광주 북구청 공무원 '전국노래자랑 구청장 백댄서' 논란…직장 내 괴롭힘일까?
공무원 '백댄서' 논란
개인의 끼 아닌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비화

문인 광주 북구청장 / 연합뉴스
광주 북구청 여성 공무원들이 구청장의 '백댄서'로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서면서 불거진 논란이 '연말 장기자랑 강요'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장기자랑 강요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고 근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이 단체의 설문조사 결과, 사회복지종사자 10명 중 약 3명(28.1%)이 회사에서 장기자랑이나 공연을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회식이나 단합대회에서 직원의 공연이나 장기자랑이 있어야 분위기가 살아난다는 인식이 직장 내에 만연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이러한 장기자랑 강요 행위를 단순히 '조직 문화'로 볼 수 없으며, 자칫하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어 시설장 등에게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법률 분석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장기자랑 강요'가 합법적인 조직문화 활동의 경계를 넘어 법적 처벌 대상인 직장 내 괴롭힘이 되는 기준은 무엇일까?
업무 무관 장기자랑, 왜 '적정범위'를 넘어서는가?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따라 '직장에서의 지위·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된다.
여기서 핵심적인 법적 쟁점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는지' 여부다.
변호사들의 법률 분석에 따르면, 장기자랑이나 공연 준비는 일반적으로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본래의 업무와 무관한 일에 해당한다. 직원의 본래 업무는 각자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지, 노래나 춤을 추는 공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원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판단할 때 다음의 구체적인 요소를 종합적으로 참작한다.
- 업무상 필요성: 해당 행위가 업무 수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업무와 무관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행위는 적정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본다.
- 행위의 태양 및 정도: 행위의 방법이나 정도가 사회통념상 상당한 범위를 넘어서는지.
- 피해자의 인식 및 반응: 피해자가 해당 행위를 원하지 않았는지, 거부 의사를 표시했는지.
- 행위의 장소 및 상황: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의 적절성.
장기자랑 강요의 경우, 회사의 단합이나 친목 도모 목적이라 하더라도 이것이 업무 수행에 필수적인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게 검토된다.
이것이 '직장 내 괴롭힘'이 되는 결정적 증거: 연습 강요와 개인 비용 부담
특히 장기자랑 강요가 법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있다. 과거 판례나 고용노동부의 판단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행위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인정되었다.
휴식 시간까지의 연습 강요: 점심시간 등 휴식 시간을 이용하여 장기자랑 연습을 지시하고 강요하는 행위.
- 개인 비용 부담 강요: 가면, 의상, 소품 등을 개인 비용으로 준비하게 하는 행위.
- 참여 거부 시 불이익: 장기자랑 참여를 거부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이나 직장 내 따돌림 등 사실상 참여를 강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경우.
한 사례에서는 "회사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장기자랑 준비를 강요하고, 복면가왕 같은 장기자랑을 준비하라며 가면이나 복장도 개인적으로 준비하게 한 행위"를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근로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는 장기자랑이 근로자의 자발적 참여가 아닌 상급자의 '강요'에 의해 이루어졌고, 그 준비 과정이 근로자의 개인 시간과 비용까지 침해했기 때문이다.
'자발적 참여' 입증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직장 내 괴롭힘 해결책 제시
만약 장기자랑 참여가 자발적이었다고 회사가 주장한다면, 그 '자발적 참여'의 입증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변호사들은 직장 내 괴롭힘이 문제 될 경우, 회사가 특정 행위가 근로자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 성립을 부정하는 항변사유에 해당하므로, 그 입증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고 설명한다. 즉, 회사가 '강요가 아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는 이러한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존중하며 참여를 강요하거나 거부 시 불이익을 주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법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면, 시설장 등 행위자에게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 피해자는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나아가 사용자가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피해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장기자랑 강요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한 공공기관의 해프닝을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업무 외 강요' 문화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사용자는 친목 도모라는 명분으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개인의 시간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