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미로 무도 닦고 발도 닦은 방배족발…사건도 충격이지만 처벌은 더 충격 "기껏해야 벌금"
수세미로 무도 닦고 발도 닦은 방배족발…사건도 충격이지만 처벌은 더 충격 "기껏해야 벌금"
수세미로 발바닥 닦고 그대로 다시 무 씻은 방배족발 직원
식약처 "1개월 7일 영업정지" 하지만 이 행동으로만 받은 처분이 아니다
식품 전문 변호사가 예상한 처벌 수위 "500만원 미만 벌금"
무를 씻던 수세미로 자신의 발바닥을 닦는 영상으로 논란이 된 방배족발. 식품위생법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가운데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일지 변호사와 예상해봤다. /틱톡 'rbk_89'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무가 가득 담겨있는 빨간색 대야. 한 남성이 양쪽 발을 대야에 담근 채 무를 씻었다. 그러더니 무를 씻던 수세미로 자신의 발바닥을 '벅벅' 닦았다. 무를 닦고, 발도 닦은 이 수세미는 다시 대야로 직행했다.
놀랍게도 외국이 아닌 한국 식당에서 벌어진 사건이었다. 식약처는 해당 식당이 서울시 서초구의 '방배족발'이라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식당에 대해 "영업정지 1개월 7일의 행정처분과 함께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수사 역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된 무 세척 외에도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로 족발을 만든 등의 행위가 함께 적발된 결과였다.
그러자 해당 식당이 "철퇴를 맞았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수사 후 식당 측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대한변협에 등록된 식품⋅의약 전문 변호사인 김태민 변호사(변호사 김태민 법률사무소)의 분석은 '철퇴'와 거리가 멀었다. 김 변호사는 국내에 단 7명 밖에 없는 식품·의약 전문 변호사다.
"5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이 예상된다. 유사 사건의 95% 이상이 매우 낮은 벌금형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식약처의 조사에 따르면 해당 식당은 논란이 된 '비위생적 무 세척' 말고도 문제가 많았다. 족발에 유통기한이 지난 소스를 사용했고, 냉동 족발의 보관 기준(영하 18도 이하)도 지키지 않았다. 또한 환풍기에 기름때가 끼어있는 등 전반적인 위생관리도 미흡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29일 로톡뉴스와 통화에서 "이러한 위반 사항을 종합해 영업정지 '1개월 7일'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를 사용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킨 업주에게 일정 기간의 영업정지 명령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식당 측은 형사 처벌도 받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각각의 행위가 모두 "식품위생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비위생적 무 세척 행위' 등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고,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조리에 사용한 행위 등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각 식품위생법 제95조 제1호, 같은 법 제97조 제4호 위반 등에 해당한다는 것.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어마어마한 처벌이 내려질 것만 같았다.

사건을 분석한 김태민 변호사도 "식품위생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 자체는 맞는다"며 "식약처의 설명대로 처벌 규정이 매우 강하게 설정된 것(최대 5년형 등)도 사실"이라고 했다. 비위생적으로 무를 세척한 종업원과, 식당 대표 모두가 처벌 대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무적으로 처벌 수위가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김 변호사는 "실제로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예상된다"며 "이러한 식품위생법을 어겨도 실무에서는 매우 낮은 벌금형으로 종결되는 사건이 95% 이상"이라고 했다. 그 이유로는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이러한 사건을 너무 경미하게 다루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14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펴낸 '식품안전에 대한 형사정책적 방안 연구'에 따르면 매년 평균 1만 3000건 정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 중에서 정식 형사 재판 절차에 따라 처벌된 경우는 단 1%인 약 130건 정도에 불과했다.
검찰 단계의 집행유예인 '기소유예'가 4건 중 1건(25%)이었다. 정식 재판이 아닌 벌금형의 약식 명령으로 처벌된 경우가 60%로 가장 많았다. 당시 해당 연구를 공동 수행했던 김 변호사는 "조사하면서 본인도 충격을 받았다"며 "지금도 이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로톡뉴스는 법원에서 확정된 최근 6개월 치 판결문을 분석해봤다. 실제로 비슷한 사건에서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 판결이 쏟아지고 있었다.
지난 3월, 청주지법 영동지원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강황으로 환(丸)을 만들면서 이번 사건처럼 위생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건이었다. 피고인은 한 차례 동종범행으로 기소유예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 법원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벌금형으로 선처했다.
지난 4월,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음식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냉장 닭 15마리를 보관하다가 적발된 사건이었다. 지난 1월 대전지법도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쌈장을 보관하고 있던 경우였다. 다른 유사 사건에서도 형량은 500만원을 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