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상여금, 지급일에 퇴사했다고 못 준다?...신고했더니 역고소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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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상여금, 지급일에 퇴사했다고 못 준다?...신고했더니 역고소당했다

2025. 08. 22 17:4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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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신고라며 노무사비·위자료 1020만원 배상 요구받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추석 상여금을 못 받은 것도 억울한데, 회사가 허위 신고라며 노무사 비용과 위자료 1,020만 원을 배상하라고 합니다.”


추석 명절을 코앞에 두고 일한 대가를 받지 못해 노동청에 신고한 근로자 A씨가 오히려 회사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 요구를 받게 된 사연이다.


A씨는 2022년 8월부터 2023년 10월 10일까지 한 회사에 재직했다. 근로계약서에는 설과 추석에 상여금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었다. 다만 ‘지급일 이전 퇴사자에게는 지급하지 않는다’는 제약이 붙었다.


2023년 추석 연휴 당시 A씨는 분명히 재직 중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상여금 지급일을 A씨가 퇴사한 후인 10월 25일 급여일로 정했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했다.


A씨는 “추석 당시에 근무했으므로 상여금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며 관할 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했다. A씨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었다.


노동부 사법경찰관은 사업주의 체불 사실을 인정하고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사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이 나오자마자 회사는 A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며 역공에 나섰다.


회사의 역공, 법적 근거 있나

회사는 내용증명을 통해 세 가지를 요구했다.


  1. 허위사실 신고로 발생한 노무사 비용 220만 원 배상
  2. 주주 및 인사팀 직원 8명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800만 원 지급
  3. 전 동료들에게 “임금체불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해 명예훼손


회사는 이를 근거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회사의 요구가 법적 근거가 약하다고 설명했다.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는 “노동부 사법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판단할 만큼 다툼의 여지가 있었다면 허위사실 신고로 보기 어렵다”며 “근로자의 정당한 신고로 발생한 사측의 방어 비용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는 손해배상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핵심 쟁점 ‘지급일 재직’ 조건, 법원 판단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상여금 지급일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의 효력이다. 검찰은 이 조건을 유효하다고 본 반면, 노동부는 무효라고 판단한 셈이다. 그렇다면 법원의 판단은 어떨까.


대법원 판례는 A씨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대법원은 “특정 지급일자에 재직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미 제공한 근로에 상응하는 부분까지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규정은 무효”(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합597866 판결)라고 여러 차례 판시했다.


추석이라는 특정 시점에 근무한 대가로 발생하는 상여금을, 단순히 나중에 설정된 지급일에 재직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미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형사처벌 여부에 대한 판단일 뿐, 민사상 권리 주장의 정당성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회사의 내용증명은 근로자를 위축시키려는 부당한 압박으로 보이므로, 현재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퇴사자의 홀로서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A씨가 회사의 압박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변호사(법무법인 대환)는 “회사의 내용증명은 단순한 주장이므로 실제 소송이 제기되기 전까지는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며 “명예훼손 이외의 나머지 배상 요구는 신경 쓸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A씨가 취해야 할 신중한 조치도 있다. 변호사들은 내용증명에 대해 ‘신고는 정당한 권리 행사였으며 허위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간략히 반박 답변서를 보내고, 법률구조공단의 지원을 받아 민사소송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불필요한 분쟁을 막기 위해 전 동료들과 회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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