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님, "내가 책임진다니까?" 손님의 이 말은 믿으시면 안 됩니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대리기사님, "내가 책임진다니까?" 손님의 이 말은 믿으시면 안 됩니다

2019. 12. 04 19:11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손님의 요구대로 행동했다가 벌점과 벌금 부과받은 대리기사

이런 경우 대리기사는 '지시'한 손님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대리운전기사 A씨에게 "내가 책임질게"라며 불법 좌회전을 지시한 손님. 그러나 A씨가 경찰에 붙잡히자 '나 몰라라'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대리운전기사 A씨는 매일 밤, 남들이 퇴근할 때 집 밖을 나선다. 술에 잔뜩 취한 손님이 '이래라, 저래라'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도 이제는 익숙하다. 경험 많은 그에게도 이날은 평소와 달랐다.


'안 된다'는 말에도 손님은 "내가 책임진다!"며 고집을 부렸다. A씨는 난감했다. 교차로에서 불법 좌회전을 하라는 지시였다. 결국 손님의 뜻대로 핸들을 돌렸지만 즉시 경찰에게 붙잡혔다.


이 일로 벌점 30점과 범칙금 6만원을 부과받은 A씨. 만약 벌점 10점을 더 받으면 면허가 정지된다. 벌점 10점은 단순 '안전거리 미확보'로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책임진다!"고 했던 손님은 정확히 6만원만 쥐여주고는 전화도 받지 않는다. "이제 알아서 해라"라는 말뿐 '나 몰라라'다.


A씨는 억울하다. 자신은 시킨 대로 했을 뿐인데, 자신의 밥줄을 위태롭게 한 손님에게 합의를 요구하고 싶다. 변호사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볼까?


누가 시켰어도, 결국 불법행위를 한 것은 '본인'

변호사들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결국 불법행위를 한 건 A씨이기 때문이다.


JY 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손님이 시킨 행위라고 할지라도 A씨가 법적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심지어) 범칙금도 상대방이 내준 상황에서 더는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시원 진준형 변호사도 "손님의 불법 지시에 A씨가 따를 의무는 없었다"며 "벌금을 부과받아 생계가 위태로워졌다고 하더라도, 불법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은 법원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 변호사는 "벌점 30점은 A씨가 불법 좌회전을 한 것에 대한 책임"이라며 "손님에게 이 책임을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주차는 제가 할게요"라는 손님 두고 와도 처벌받습니다

손님의 지시나 요청에 대리운전 기사가 따르면 안 되는 경우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음주운전방조죄'가 있다. 방조는 '옆에서 도왔다'는 뜻이다.


이 죄는 손님이 음주운전을 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한 경우 성립한다.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도 처벌한다'는 게 우리 형법(제 32조)의 입장이다. 손님은 음주운전 혐의로, 대리기사는 그 방조 혐의로 나란히 처벌된다. 손님이 "주차는 내가 하겠다"고 우긴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혐의가 인정되면 1년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