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기회도 버렸다”…캄보디아 리딩방 31억 사기, 징역 5년6개월
“귀국 기회도 버렸다”…캄보디아 리딩방 31억 사기, 징역 5년6개월
31억 갈취 조직원, 유사 사례 대비 최고 형량
재판부 '엄벌 필요성' 강조한 법리적 근거는

대전지법 천안지원 전경 / 연합뉴스
캄보디아에 근거지를 둔 수십억 원대 주식 리딩방 사기 범죄단체에 가입해 활동한 20대 2명이 1심에서 각각 징역 5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는 범죄단체가입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5) 등 2명에게 이같이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차이나타운 지역에서 조직된 주식 리딩방 사기 조직 'K9'에 가입해 활동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총책 일명 '라오반'이 주도한 K9은 23층 규모의 건물을 매입해 사무실과 숙소를 꾸미고 다국적 전기통신금융 사기를 벌였으며, 신규 조직원 모집 시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세력을 확장했다. 조직에 가입한 후에는 외출을 금지당했다.
A씨 등은 '해외 호텔에서 숙식을 지원받고 열심히 하면 2천만~3천만원까지 벌 수 있다'는 지인의 소개를 받고 조직에 가입했다. 이들은 베트남을 거쳐 캄보디아에 입국한 뒤, 피해자들에게 주식 종목을 추천하는 매니저 역할과 중국인 매니저들의 한국어 채팅 내용을 검수하는 번역가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직접 피해자들을 유인하고 검사 역할 등을 수행하며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이들의 범행으로 25명의 피해자로부터 추천 종목에 투자하면 100~300%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31억 원이 넘는 투자금을 가로챘다.
"귀국 기회에도 재출국...필수적 역할" 중형 선고 배경 분석
피고인들은 지난해 5월 귀국하며 조직에서 탈퇴해 이후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형의 이유로 "범행 기간 중 귀국해 범행을 중단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재차 출국해 범행을 지속했고, 조직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해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5월 귀국 후 다시 중국으로 출국해 동종 범행을 지속했던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재판부의 판단과 징역 5년 6개월의 형량은 법조계에서 '중형'으로 평가된다. 형법상 중형은 명확한 정의가 없지만, 해당 범죄의 법정형 범위 내에서 상대적으로 무거운 형량을 의미한다.
첫째, 피해 규모와 역할의 심각성이다. 이 사건은 피해자 25명에 피해액이 31억 원을 넘는 상당한 규모의 조직적 사기 범행이다.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유인하고 채팅 내용을 검수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은 죄질이 매우 불량한 가중 요소로 작용했다.
형량 결정의 기본 원칙인 형법 제51조는 '범행의 수단과 결과'를 참작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대규모 피해는 '엄벌의 필요성'을 높이는 핵심적인 법리적 근거다.
둘째, 유사 사례 대비 높은 형량이다.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사건에서 실무상 선고되는 형량은 대체로 징역 1년 6개월부터 5년 사이에 분포한다.
일부 유사 사안에서는 징역 3년 6개월(범행 기간 짧거나 역할 경미)에서 징역 5년(범행 기간 길고 피해 규모 큼)까지 다양한 형량이 선고되고 있다. 징역 5년 6개월은 이러한 실무 경향에서 볼 때 상한선을 넘어선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셋째, 범행 중단의 기회와 재범 의심이다. 재판부가 지적했듯이, 귀국을 통해 범행을 중단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다시 출국해 범행을 지속하려 했거나 동종 범행을 했을 가능성이 '강하게 의심된다'는 점은 피고인들에게 매우 불리한 정상으로 작용했다. 이는 피고인의 반성 정도가 낮고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한 근거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징역 5년 6개월은 피해 규모의 막대함, 조직 내 핵심적 역할 수행, 그리고 재범에 대한 강한 의심 등 여러 불리한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재판부가 엄벌의 필요성을 인정해 선고한 '중형'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