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이 결혼 전 범죄/수사 경력을 떼달라고 한다면?...법적으로 문제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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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 결혼 전 범죄/수사 경력을 떼달라고 한다면?...법적으로 문제없을까

2026. 02. 24 14:47 작성2026. 02. 24 14:48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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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커플 10명 중 8명 '전과 확인 당연'

그런데 법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한 방송에서 1,15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인이 결혼 전 범죄/수사 경력을 떼 달라고 한다면?"이라는 설문조사가 화제를 모았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무려 83%가 "이해된다"고 답해 "이해 안 된다"는 의견을 압도했다.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의 숨겨진 과거를 확인하고 싶은 심리는 당연해 보이지만,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사랑하니까 서류 떼와"…요구는 자유, 제출과 확인은 '불법' 소지


상대방에게 범죄경력조회서 제출을 요구하는 행위 자체는 단순한 요청이므로 법적으로 금지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서류를 발급받아 연인에게 건네는 순간 발생한다.


현행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형실효법)'은 전과자의 사회복귀를 위해 범죄경력 조회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개인이 발급받을 수 있는 범죄경력조회서는 오직 본인 확인용으로만 쓸 수 있다.


이를 결혼 전 상대방 과거를 검증하는 용도로 사용하거나 제3자(연인)에게 제공하는 것은 본래 용도를 벗어난 행위로 형실효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또한, 범죄경력은 개인정보 보호법상 보호받는 민감정보이므로, 이를 수집하고 보관하는 행위 역시 법적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비록 실무상 연인 간의 자발적 서류 제출을 처벌한 사례는 찾기 어렵지만, 법리적으로는 명백한 위법 소지를 안고 있는 셈이다.


과거 숨기고 한 결혼, '사기죄'는 안 돼도 '이혼'은 당한다


그렇다면 전과 사실을 쏙 빼놓고 결혼식을 올렸다면 어떻게 될까. 괘씸하지만 형법상 사기죄로 감옥에 보내기는 어렵다.


우리 법원은 사기죄의 성립을 재산상의 거래관계로 엄격히 제한한다. 혼인은 신분 관계를 형성하는 행위이므로, 범죄경력을 속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어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민사상 혼인취소나 이혼 소송은 확실히 당할 수 있다. 살인, 성폭력 등 중대한 범죄경력을 숨긴 것은 단순한 신뢰 배신을 넘어, 민법 제816조가 정한 사기로 인한 혼인에 해당해 혼인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


반면, 가벼운 단순 벌금형 등을 숨긴 것만으로는 이혼이나 취소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다.


가족 간 무단 조회도 '원칙적 금지'


결혼 전이 아니라 결혼 후 부부나 부모·자식 사이라면 범죄경력 조회가 가능할까. 답은 절대 불가다.


현행 법령상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가족 구성원의 범죄경력을 무단으로 조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 자녀가 부모의 전과를, 부모가 성인 자녀의 전과를, 아내가 남편의 전과를 몰래 떼어보는 것은 모두 불법이다.


유일한 예외는 '국제결혼'이다.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제결혼중개업자는 성폭력,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 최근 10년 이내의 특정 범죄경력을 상대방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는 국제결혼의 특수성을 고려한 예외 규정일 뿐, 일반적인 내국인 간의 결혼이나 가족 관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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