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다보면 숨고, 비밀번호 누르니 뒤에서 바짝⋯ 한 여성의 공포의 귀갓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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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다보면 숨고, 비밀번호 누르니 뒤에서 바짝⋯ 한 여성의 공포의 귀갓길

2019. 10. 11 17:04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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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까지 쫓아간 30대 남성, 주거침입죄는 적용⋯ '강간 미수죄' 적용은 어려워

지난번 '신림동 사건'과 이번 '신림동 사건', 법 적용 범위 다른 이유

지난달 12일 새벽 서울 신림동에서 한 남성이 귀가 중인 여성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 남자는 결국 11일 경찰에 붙잡혔다. /MBC 캡처

1. 사건의 발생 : 지난 9월 12일 새벽 신림동 주택가

지난달 12일 새벽 서울 신림동 한 주택가 골목. 핸드백을 메고 귀가하는 여성의 뒤를 한 남성이 따라온다.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여성이 현관 앞에서 뒤를 둘러본다. 그러자 남성은 곧바로 몸을 숨긴다. 그러나 여성이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기 시작하자 이내 성큼성큼 걸어와 여성 바로 뒤에 선다. 여성은 당황한 듯 비밀번호도 여러 차례 잘못 누른다. 유유히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남성은 건물 안까지 따라들어갔다가 여성의 남자친구를 마주치고 나서야 도망갔다.


지난 5월 28일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이후 불과 108일 만에 또다시 신림동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11일 “해당 남성 A(35)씨를 입건해 조사중”이라며 “주거침입 등 혐의로 불구속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우선적으로 주거침입죄 혐의를 적용받는다. 그러나 지난번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과 동일하게 강간미수죄를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게 법조계의 일관된 의견이다. 강간 의도 입증에 대한 법률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일선 변호사들의 자문을 구해봤다.

2. 사건의 쟁점 : 공동현관 침입도 주거침입죄 성립 될까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과는 차이가 있다. 해당 사건 때는 피의자가 10분 이상 현관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등 주거침입죄 해당에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CC(TV)에서 확인하듯 이번 사건은 용의자가 피해 여성을 따라 공동현관문까지만 들어갔다 나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 역시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는 게 일선 변호사들의 의견이다.

공동 현관문에서 서성이던 남성은 피해자의 남자친구와 마주치자 도망갔다. /MBC 캡처


법무법인 온세상 김재련 변호사는 “주거침입죄가 적용된다”며 “개인집이 아니라 다세대주택 등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엘리베이터, 계단 등도 주거침입의 ‘주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A씨는 해당 주거인들이 필수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공간에 실제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신효 오세정 변호사도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주거침입죄의 ‘주거’는 단순히 가옥 자체가 아니라 정원까지 포함된다”고 했다. 또한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계단과 복도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주거에 침입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행위라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법무법인 해자현 조은결 변호사도 “A씨가 범죄의 의도를 가지고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라며 두 변호사들의 판단에 동의했다.

3. 사건의 의문 : 이번 사건은 '강간 미수' 적용이 안 될까?

지난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의 피의자 조씨(30)에겐 강간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당초 주거침입 혐의로 조씨를 체포했으나, 강간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 역시 강간죄의 ‘실행의 착수’에 해당하는 폭행⋅협박이 있었다고 보고,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지난달 17일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강간미수죄 적용은 어렵다”는 게 일선 변호사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조씨와 달리 A씨는 강간 의도를 가지고 공동현관에 침입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조은결 변호사는 “동일하게 적용하기 어렵다”며 그 이유를 “과거 조씨는 피해자 여성을 보고 모자를 꺼내쓰고 추적한 점, 10여분간 피해자의 집 문 앞에서 머무르며 도어락을 열려고 시도한 점, 손잡이를 돌리는 등 문을 열려고 한 점, 과거 성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을 보아 검찰이 강간미수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정 변호사도 “강간미수죄가 성립하면 실행에 착수하였다가, 실제 강간을 하기 전에 중단되었다는 정황이 있어야 하는데 A씨의 경우엔 그게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오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설명을 보충했다.


대법원은 실제로 1991년 ‘새벽 4시 여성 혼자 있는 방문 앞에서 부수고 들어갈 듯한 기세로 방문을 두드리고, 베란다를 통해 창문으로 침입하려고 한 상황’을 두고 “강간의 실행 착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정도가 아니면 강간의 의도로 침입하였는지 불분명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4. 그 밖의 궁금증 : 판결 D-5 ⋯ '신림동 강간 미수 사건' 범인, 운명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난 5월 28일에 있었던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해당 사건은 5일 뒤인 16일에 1심 판결이 선고될 예정이다. 이에 검찰이 구형한 대로 징역 5년의 실형을 살지 관심이 모인다. 변호사들은 대체로 “집행유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피의자가 구속되어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실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지만, “법정에서 자백이나 합의 여부 등이 폭넓게 인정된다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구치소에서 석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은결 변호사도 “실형이 선고되더라도 1년 이내일 것으로 보이고, 집행유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 변호사와 의견을 같이 했다.


오세정 변호사 역시 “강간미수죄를 법원에서 인정한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5년 이상의 실형을 피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실제로는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가 선고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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