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인 줄 알았는데… A형 남편·O형 아내 사이 B형 아들, 결혼 취소될까
내 아이인 줄 알았는데… A형 남편·O형 아내 사이 B형 아들, 결혼 취소될까
아내, 다른 남자 아이 임신 숨기고 결혼 강행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형 남편과 O형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혈액형이 B형으로 밝혀지며 한 가정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아내가 결혼 전 다른 남자와의 관계로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숨긴 채 결혼을 강행한 것으로, 변호사는 ‘사기’에 의한 혼인 취소 소송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행복한 신혼, 혈액형 검사 한 번에 지옥으로
결혼을 약속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사연자 A씨. 어느 날 A씨는 예비 아내가 친구와 늦은 술자리를 가진 뒤 귀가를 거부하자 심하게 다퉜다. 며칠 뒤 두 사람은 화해했고, 함께 여행을 떠났다.
얼마 후, 아내는 임신 테스트기를 보여주며 “당신 아이”라고 말했다. A씨는 기쁜 마음에 서둘러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식을 올렸다. 부모님이 마련해준 아파트에 처가의 도움으로 인테리어까지 마치며 행복한 신혼을 꿈꿨다.
그러나 아들이 태어난 순간, 행복은 산산조각 났다. A씨는 A형, 아내는 O형인데 아들의 혈액형이 B형으로 나온 것이다.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결과였다. A씨가 추궁하자 아내는 “결혼 전 다퉜던 그날 밤,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실토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명확했다. 아들은 A씨의 친자가 아니었다.
A씨와 그의 부모는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처가에서는 처음엔 사과했지만, 이제는 “인테리어 비용 200만 원을 돌려달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 A씨는 단순한 이혼이 아니라, 이 결혼 자체를 없었던 일로 만들고 싶다.
혼인 무효 아닌 혼인 취소 사유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홍수현 변호사는 2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이 경우 ‘혼인 무효’가 아닌 ‘혼인 취소’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혼인 무효는 당사자 간 결혼 의사가 전혀 없거나 근친혼일 때만 해당한다. 반면, A씨의 사례는 민법 제816조가 정한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 해당해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수현 변호사 “아내는 임신한 아이가 사연자의 친자가 아닐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네 아이라고 말했다”며 이는 명백한 기망행위라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기 결혼에서 ‘사기’란, 거짓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린 것뿐만 아니라 마땅히 알려야 할 사실을 침묵한 경우도 포함한다.
홍 변호사는 “친자 여부는 부부의 애정과 신뢰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아내에게는 아이가 다른 남자의 아이일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할 의무가 있었고, 이를 어긴 것은 위법한 기망”이라고 설명했다.
남편과 시부모 모두 위자료 청구 가능…인테리어 비용은?
A씨뿐만 아니라 그의 부모님 역시 아내를 상대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홍 변호사는 “아내의 기망행위로 사연자와 그 부모님이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 경험상 명백하다”며 “혼인 경위, 책임 정도 등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가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배우자 본인이 받는 위자료가 부모의 위자료보다 높게 책정된다.
처가가 요구하는 인테리어 비용 200만 원은 돌려줄 의무가 없다. 혼인 취소는 과거의 결혼 생활까지 무효로 만드는 것이 아니므로, 처가의 지원은 증여 성격이 짙다.
다만 홍 변호사는 “재산분할 과정에서 처가의 기여분이 일부 참작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혼인 취소 소송에서도 혼인 기간 동안 형성된 공동 재산에 대해서는 재산분할 절차를 거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