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 없이 '불쑥' 임신한 내 배 눌러 보는 사람들…그거 강제추행입니다
허락 없이 '불쑥' 임신한 내 배 눌러 보는 사람들…그거 강제추행입니다
김정훈 변호사 "여성이 만졌더라도 강제추행에 해당할 가능성 있다"

그들에 따르면 친근한 마음에 했다지만, 허락도 없이 덥석 배 만짐을 당하는 임신부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있다. 사실 이 행동, 법적으로 주의해야 하는 행동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제수씨, 이제 몇 개월이에요?" "어머, 언니 배 많이 나왔다." "새댁은 참 배가 안 나왔네."
아이를 품은 임신부의 볼록한 배. 그들에 따르면 친근한 마음에 손을 뻗어 덥석 배를 만지거나 눌러보는 경우가 있다. 임신부 입장에서는 타인이 함부로 '내 몸'을 만진다는 생각에 불쾌할 수 있다. 상대방이 여성이라도, 가족이라도 그렇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친한 여자친구지만 배 만지는 게 너무 싫어요" "친정엄마가 만져도 싫어요" "임신부 배가 공공재냐"라는 고민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 '고민'을 법적으로 보면 의외로 단순명쾌하다. 임신부의 배를 허락 없이 만지는 것은 범죄다.
경기남부법률사무소의 김정훈 변호사는 "(배를 만진 사람이 남자라면 말할 것도 없고) 여성이더라도 강제추행이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제추행은 상대방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해 저항을 어렵게 한 뒤, 추행 행위를 하면 성립한다. 짧은 순간에 일어난 일이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벌어진 일이라면 강제추행이 될 수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임신부에게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지 않았는데 왜 강제추행인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김정훈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폭행 또는 협박 없이 기습적으로 추행한 경우도 강제추행에 포함된다"며 "기습적인 행위 자체가 폭행이 된다는 논리"라고 설명했다.
임신부의 동의 없이 '급작스럽게' 배를 만지는 행동도 강제추행에서 말하는 폭행이 된다는 것. 김 변호사는 "강제추행 여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판례(대법원 2019도 15994 판결)에서는 기습추행의 예로 △피해자의 옷 위로 엉덩이나 가슴을 쓰다듬는 행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 △교사가 여중생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면서 비비는 행위 등을 들었다.
다만 여성이 만졌다면 남성의 경우에 비해 강제추행이 성립될 가능성이 다소 낮아진다.
김 변호사는 "같은 여성이 만진 경우 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긴 하다"면서도 "다만, 남성의 경우보다는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의 정도가 달라 강제추행이 성립될 가능성이 적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실제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 강제추행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김정훈 변호사는 벌금형을 예상했다. 성별에 따라 벌금 수위도 달라질 것으로 봤다.
김 변호사는 "남성이 임신부의 배를 만졌다면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의 벌금이 나올 것 같다"며 "여성의 경우 30만원에서 50만원 정도의 벌금형, 운이 좋으면 기소유예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의도가 없었다고 부인해도 범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김 변호사는 "고의라고 하면 '추행의 고의'를 갖고 있어야 죄가 성립될 것 같은데 아니다"면서 "'만진다'는 행위 자체에 고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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