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내 책인 줄 알았다" 도서관 책에 밑줄 친 김지호… 법정 가면 어떻게 될까?
"앗, 내 책인 줄 알았다" 도서관 책에 밑줄 친 김지호… 법정 가면 어떻게 될까?
"내 책인 줄" 습관적 필기도 재물손괴죄
밑줄 긋기, 효용 훼손 땐 형법 적용

배우 김지호가 공공도서관 책에 밑줄 친 사진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었다. /김지호 인스타그램
최근 배우 김지호(52)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공도서관 바코드가 부착된 김훈 작가의 소설집 '저만치 혼자서'의 밑줄 친 사진을 올렸다가 '공공재 훼손'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그는 "제 책에 밑줄 긋던 습관이 나와 버렸다"며 새 책으로 변상하겠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누구나 무심코 할 수 있는 독서 습관이지만, 법의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면 이는 단순한 민폐를 넘어 형사 범죄가 될 수 있다.
"앗, 내 책인 줄" 습관적 필기…'재물손괴죄' 유죄 성립할까
우리 형법(제366조)은 타인의 재물이나 문서의 효용을 해한 자를 처벌하는 '재물손괴죄'를 명시하고 있다. 도서관법 제1조에 따라 공공도서관의 도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타인의 재물에 해당한다.
여기에 밑줄을 긋는 행위는 물리적으로 책 페이지에 변형을 가해 물질적 완전성을 해치는 '손괴'로 평가된다. 또한 다른 이용자들이 깨끗한 상태의 책을 읽을 권리를 침해하고 독서 경험을 저해하므로 효용을 해하는 행위 요건도 충족한다.
대법원 판례 등에 비추어 보면, 훼손 정도가 아무리 경미하더라도 재물 효용을 해하는 정도에 이르렀다면 재물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다. 가볍게 연필로 그어 지울 수 있는 수준과 볼펜 등으로 지울 수 없게 그은 경우는 효용 훼손 평가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더 나아가 형법 제141조의 '공용물건손상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공공도서관은 공무를 취급하는 공무소이며, 장서는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물건에 속하기 때문이다.
다만,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행위자의 고의성 입증이 관건이다. 김지호의 해명처럼 도서관 책임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본인 책으로 착각했다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도서관 라벨이 명확히 붙어있고 과거에도 유사한 훼손 사진을 올린 정황이 인정된다면 미필적 고의가 성립할 수도 있다.
대출 정지부터 형사 고소까지 도서관의 법적 권한
그렇다면 훼손 사실을 적발한 도서관 측은 이용자에게 어떤 법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까. 실무상 도서관의 대응은 크게 민사, 행정, 형사적 조치의 3단계로 나뉜다.
첫째,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책임)에 근거한 손해배상 청구 내지 도서관 운영규정에 따른 변상 요구다. 도서관은 훼손된 책과 동일한 판본의 새 책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하거나, 절판되었을 경우 그 가치에 상응하는 금전 변상을 강제할 수 있다.
김지호가 "도서관에 새 책을 사서 제공하거나 비용을 드리겠다"고 한 것은 이러한 실무적 원칙에 부합하는 조치다.
둘째, 도서관 운영규정에 입각한 이용 제한 등 행정적 조치다. 도서관은 자료 보호를 위해 훼손 정도에 따라 일정 기간 대출을 정지할 수 있으며, 고의적이고 반복적인 악성 훼손의 경우 회원 자격 박탈이나 출입 자체를 금지할 권한도 갖는다.
셋째, 최후의 수단인 형사 처벌이다. 재물손괴죄나 공용물건손상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거나 합의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수사와 처벌이 가능한 중대 범죄다.
특히 공용물건손상죄는 7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규정되어 있다. 통상적으로는 피해액이 적고 이용자가 즉시 변상하면 기소유예 등으로 선처를 받지만, 도서관의 정당한 변상 요구를 거부하거나 상습적인 악성 훼손으로 판단될 경우 수사기관의 정식 수사를 피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