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불륜 현장 덮친 아내, 되레 '감금죄' 피소 법의 판단은?
남편 불륜 현장 덮친 아내, 되레 '감금죄' 피소 법의 판단은?
'내 집' 들어갔다 피의자 된 아내
'정당행위' 인정 여부가 최대 쟁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유학 중이던 아내가 급히 귀국해 남편의 외도 현장을 목격했다. 상간녀를 붙잡고 대화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감금죄'로 고소당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유학 중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 급히 귀국한 아내 A씨. 집에 들어서자 잠옷 차림의 상간녀 B씨와 마주쳤다. B씨는 A씨를 보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안방으로 뛰어 들어갔고, A씨와 함께 온 언니는 대화를 위해 B씨를 따라 안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와 처형, 심지어 거실에 있던 친구까지 3명을 '감금죄'로 고소하며 상황은 역전됐다. 배우자의 배신을 확인하려다 한순간에 형사 처벌 위기에 놓인 것이다.
"내 집에서 대화 요구했을 뿐인데" 감금죄 혐의, 법조계 판단은?
법률 전문가들은 대부분 감금죄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본다. 감금죄는 사람의 행동 자유를 그 의사에 반해 부당하게 구속할 때 성립하는데, 이번 사건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동규 변호사는 "상대방을 가두려 했다기보다, 대화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경우 감금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지진 변호사 역시 "단순히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감금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며 "상대방이 나가지 못하도록 출입을 막는 등 구체적인 행위가 있었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행위'가 최대 쟁점
나아가 자신의 집에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확인하려는 행동은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선하 변호사(법무법인 인헌)는 "자신의 집에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확인하려는 행동은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수진 변호사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금죄 성립 여부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신중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남편의 '적반하장' 고소, 아내의 반격 카드 되나
남편의 무리한 형사 고소는 역설적으로 아내 A씨에게 유리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선하 변호사는 "남편의 무리한 고소는 오히려 아내에게 '공격의 카드가 하나 더 생긴 셈'"이라며 이혼 소송에서 유리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서수민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는 "형사 조사에서 무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도 "이 고소 사실 자체가 이혼 소송에서 남편의 귀책 사유(혼인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책임)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배신의 상처를 법적 권리로 되갚을 A씨의 반격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