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장에 적힌 새 주소 보고 찾아가 아내 살해한 남편…변호사 "맥 빠질 정도로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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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장에 적힌 새 주소 보고 찾아가 아내 살해한 남편…변호사 "맥 빠질 정도로 황당"

2026. 09. 08 16:3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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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차고도 참변 당한 피해자

"위자료 불리할까 봐 범행" 참담한 진술

변호사들 "안전장치 당장 의무화해야"

가정폭력을 당하다 피신한 아내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직접 찾아가 살해한 30대 현직 공무원 모습. /연합뉴스

수차례 가정폭력을 피해 거처를 옮겼던 30대 여성이 이혼 소장으로 새 주소를 알아낸 남편에게 무참히 살해됐다.


지난 9월 1일 오전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출근길에 나선 30대 여성이 계단에서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남편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피해 따로 살고 있었으며, 법원의 접근금지 임시보호명령을 받고 스마트워치까지 착용한 상태였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미리 숨어 기다리던 남편의 계획적인 범행을 피하지 못했다.


스마트워치도 막지 못한 비극…'송달 장소 비공개' 몰랐던 피해자


가장 큰 의문은 접근금지 명령까지 받은 가해자가 어떻게 피해자의 새 거처를 찾아냈느냐다.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최근 받은 이혼 소장을 보고 아내의 새 주소를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엘 법무법인의 유한규 변호사는 8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해 "원칙적으로 민사·가사 소송에서는 상대방의 방어권을 위해 송달 주소가 공유된다"고 설명했다.


가정폭력 피해자의 경우 법원에 '송달 장소 비공개 신청'을 별도로 제출해야만 주소를 마스킹할 수 있는데, 이 절차에 빈틈이 있었다는 것이다.


유 변호사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법원이 알아서 가려줄 것이라 생각했거나 비공개 신청 절차를 미처 알지 못해 놓쳤을 수 있다"며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에서 동의 없이 주소가 노출되지 않도록 법원이 사전에 의무적으로 확인하는 안전장치를 당장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범행 동기는 "위자료 뺏길까 봐"… 법률상 '보복살인' 적용은 미지수


가해자인 남편이 밝힌 범행 이유는 황당함을 넘어 참담하다. 그는 "위자료나 재산 분할, 양육권 문제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 같아서 앙심을 품었다"고 진술했다.


일반적인 살인죄보다 무겁게 처벌받는 법적인 보복살인이 성립하려면 과거 폭력 고소 등에 대한 보복 목적이 입증돼야 한다.


유 변호사는 "단지 이혼 소송 내용이 마음에 안 들어서 범행한 것이라면 보복살인 조항을 그대로 적용하기엔 쉽지 않다"면서도 "사전에 흉기를 준비해 출근 시간에 맞춰 계단에 숨어 기다린 점 등을 고려하면 명백한 계획살인"이라고 분석했다.


현장에 있던 어린 자녀…'아동학대' 혐의 추가돼 가중 처벌 전망


사건 당시 현장에는 부부의 어린 자녀도 함께 있었다. 남편이 자녀를 직접 공격하지 않았더라도, 어머니가 공격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한 행위 자체로 별도의 법적 책임이 뒤따른다.


유 변호사는 "어린 자녀가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살해한 행위는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며 "실제 영장실질심사 당시에 살인죄뿐만 아니라 아동학대 혐의도 같이 적용됐으며, 이 경우 경합범이 되어 가중 처벌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가정폭력을 피해 도망친 피해자 위치를 국가 소송 제도가 노출한 아이러니한 상황. 피해자를 지키기 위한 제도가 가해자의 범행 도구로 악용되지 않도록 유기적인 시스템 연동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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