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모욕에 이재명 대통령 "사자명예훼손" 격노…현실은 처벌 난항,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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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모욕에 이재명 대통령 "사자명예훼손" 격노…현실은 처벌 난항, 왜?

2026. 01. 06 14:4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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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은 '특정성'이 관건

재물손괴·집시법 위반은 피하기 어려워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 게시글 모습. /X 캡처

"철거." 흰 마스크 위에 빨간 글씨가 선명하다. '평화의 소녀상'이 또다시 수난을 겪고 있다. 이번에는 단순한 낙서가 아니다. 마스크를 씌우고, 검은 천으로 감싸고, 그 앞에서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외친다.


이른바 '소녀상 모욕 챌린지'를 주도한 극우 성향 시민단체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의 김병헌 대표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두고 "사자명예훼손"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과연 법의 칼날은 이들의 행위를 어떻게 단죄할까.


상징을 욕보이면 사람도 욕보인 것인가…명예훼손의 딜레마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소녀상을 모욕하는 것이 곧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죄(명예훼손)가 되는지다.


법조계의 시각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녀상은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조형물이지만, 동상 그 자체에 마스크를 씌우는 행위만으로는 특정인에 대한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면 "위안부는 성매매 여성"이라는 망언은 어떨까. 이 역시 법적 처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우리 대법원은 집단에 대한 명예훼손을 인정하는 데 매우 인색하다.


위안부는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에 이르는 거대 집단이다. 구성원 개개인이 특정될 수 있는 소규모 집단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집단 전체를 향한 망언이 개별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바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부수지 않았으니 괜찮다? 검은 천 씌우기도 엄연한 범죄

김 대표 측은 소녀상을 직접 부수지는 않았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마스크나 천은 벗겨내면 그만 아니냐는 논리다. 하지만 형법상 '재물손괴'는 물건을 물리적으로 박살 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핵심은 효용 침해다.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이 가진 본래의 효용을 해치는 경우에도 성립한다. 소녀상의 존재 목적은 무엇일까. 바로 추모와 역사 교육이다. 그런데 여기에 '철거'라고 적힌 마스크를 씌우거나 검은 천으로 덮어버린다면?


법원은 비록 일시적이라 할지라도 그 물건을 본래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면 재물손괴를 인정한다. 심지어 동상에 락카를 칠하거나, 건물 외벽에 낙서를 한 행위도 재물손괴로 처벌된 판례가 있다. 추모라는 소녀상의 감정상 효용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재물손괴 혐의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얼빠진 사자명예훼손"... 대통령의 분노, 법리는?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사자명예훼손'은 어떨까. 이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죽은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을 때 성립한다.


김 대표가 "위안부는 성매매 여성", "국제 사기"라고 주장한 것은 명백한 역사적 사실 왜곡이자 허위 사실이다. 또한, 피해자 중 상당수가 이미 고인이 되셨기에 '사자' 요건도 충족한다.


문제는 다시 '특정성'으로 돌아온다. 김 대표가 특정 피해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허위 주장을 했다면 사자명예훼손이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위안부 전체는 매춘부다"라는 식의 포괄적 비난에 그쳤다면, 현행법상으로는 처벌이 까다로울 수 있다. 이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역사왜곡 처벌법 등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전국 돌며 100회 반복... 상습성이 형량 가를 결정적 변수

그렇다면 김 대표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현재 적용 가능한 혐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재물손괴, 명예훼손 등이다.


김 대표는 이미 지난해 소녀상에 철거 문구를 붙여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벌금 1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국을 돌며 100여 차례나 범행을 반복했고, 그 수법이 더욱 대담해졌다는 점이 불리한 정상으로 작용할 것이다.


유사 판례와 범행의 반복성을 고려할 때, 법조계에서는 단순 벌금형을 넘어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300만 원~500만 원 수준의 무거운 벌금형이 선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특정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입증되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된다면, 징역 6개월~1년의 실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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