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은 새 발의 피, 최대 2215억 빼돌렸다…2022년 횡령·배임 사건 18건
수천만원은 새 발의 피, 최대 2215억 빼돌렸다…2022년 횡령·배임 사건 18건
한국거래소 전자공시 시스템 통해 확인해보니, 기업 잠정 피해액만 5000억 가량
우리은행, KB은행 등⋯일반기업 아닌 은행권도 수백억대 피해

지난 2022년은 새해 벽두부터 억 단위의 업무상 횡령·배임 사건이 줄줄이 터진 해였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횡령·배임 사건은 발생해왔다. 하지만 2022년이 유독 달랐던 건 횡령·배임 액수 뿐만 아니라 범행을 한 사람이 기업 총수 등이 아니라 일반 직원인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2022년은 새해 벽두부터 억 단위의 업무상 횡령·배임 사건이 줄줄이 터진 해였다. 그 시작은 임플란트 등 치과 기자재 등을 만드는 기업 오스템임플란트에서였다.
자금 관리 업무를 맡았던 직원 1명이 무려 2215억원을 빼돌린 사건으로, 이는 회사 자기자본금의 108%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오는 1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선고가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해당 직원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횡령·배임 사건은 발생해왔다. 하지만 2022년이 유독 달랐던 건 횡령·배임 액수 뿐만 아니라 범행을 한 사람이 기업 총수 등이 아니라 일반 직원인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로톡뉴스는 위 사건 외에도 지난 한 해 얼마나 많은 횡령·배임 사건이 발생했는지 정리해보기로 했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를 통해 이를 확인해봤다. 2022년에 '발생'한 횡령·배임 사건을 추린 결과, 18곳에서 횡령과 배임 혐의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들의 피해 액수를 다 더하면 총 5000억 이상이다. 이는 기업들이 공개한 잠정 액수로 수사 결과나 판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밖에도 아모레퍼시픽과 LG U+ 등에서도 횡령 사건이 발생했지만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었다. 이렇게 공시되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횡령·배임 피해 금액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18곳의 기업 중 가장 큰 피해를 당한 곳은 오스템임플란트였다. 횡령 액수만 2215억원이다. 그 뒤를 769억(컴퓨터 제조업체 한프), 542억(헬스케어 업체 피에이치씨), 512억(전자부품 제조업체 연이비앤티), 246억(전동공구 제조업체 계양전기)등이 이었다.
횡령·배임 피해 규모가 크다고 해서 다수 인원이 개입된 건 아니었다. 전체 사건(18건)의 절반인 9건이 단독으로 벌인 일이었다. 물론 이들 대부분은 회사 고위 임원들이긴 했다. 하지만 일반 직원이 횡령한 사건도 있었다. 오스템임플란트와 계양전기의 경우 모두 1명의 일반 직원이 대규모 횡령을 벌였는데, 이들 모두 자금 업무를 담당했다는 특징이 있다. 계양전기 직원의 경우,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기업이 갖고 있던 자기자본금(기업의 고유재산)을 뛰어넘는 금액을 횡령한 사건들도 여럿이었다. 이 경우 기업의 안정성, 유동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고 주주 등에 불안감을 심어줄 수 있어 문제가 된다.

자기자본대비 횡령액 비율이 무려 251%에 달했던 연이비앤티. 이곳에서는 임원 7명이 512억을 횡령했고, 이 일로 연이비앤티는 상장폐지됐다. 임원 2명이 177억을 횡령한 운동용품 제조업체 볼빅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횡령액 비율은 230%였다. 100%가 넘는 사건도 2건(오스템임플란트·한프)이나 있었다.
지난 2022년 횡령·배임 사건 중 은행에서 벌어진 걸 빼놓을 수 없다. 우리은행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600억이 넘는 회삿돈을 빼돌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줬다. 특히 고객의 자금을 누구보다 투명하게 관리해야 할 은행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더 큰 파장이 일었다.

다만, 해당 사건은 별도로 공시가 되지는 않았다. 지주회사 등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 이를 공시하도록 규정되어 있긴하다. 하지만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이 횡령한 경우 자기자본의 5%이상일 때 공시하도록 한다. 대규모 법인일 경우 2.5% 이상일 때 공시 의무가 있다. 우리은행 횡령 사건은 이 기준을 넘지 않아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다.
해당 우리은행 직원은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그의 범행을 도운 동생에게는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현재 항소심 진행 중이다.
KB저축은행에서는 기업금융 담당 직원이 약 94억을 횡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는 지난 2015년부터 약 6년간 고객 명의로 된 입출금 전표나 대출금송금요청서 등을 위조해 범행을 저질렀다. 해당 직원이 빼돌린 금액 일부는 은행에 반환됐지만, 은행은 66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도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경기 광주의 지역농협에서도 한 직원이 은행돈 약 51억을 횡령한 사실도 알려졌다. 해당 농협 직원은 스포츠토토 등 도박으로 인한 손실액을 만회하고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그 외에도 강원도 강릉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고객의 정기 예·적금을 무단으로 빼내거나 몰래 대출을 실행하는 수법으로 약 129억원을 횡령한 사건도 있다. 이들은 현재 구속기소 된 상태다. 외화 송금을 고객 계좌 대신 여자친구의 통장으로 입금해 단 2개월만에 약 19억 가량을 횡령한 BNK부산은행 직원 역시 구속됐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30일, KB국민은행 역시 2022년 횡령·배임 사고발생 은행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은행은 업무상 배임 등으로 120억 3846만원 상당의 금융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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