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했던 예비 장인의 렌터카 사업 제안, 알고 보니 4천만원짜리 사기극이었다
달콤했던 예비 장인의 렌터카 사업 제안, 알고 보니 4천만원짜리 사기극이었다
변호사들 "전형적 용도 사기, 민·형사 동시 대응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친구의 아버지, A씨에게 그는 장차 장인이 될 사람이었다. 그가 건넨 '렌터카 사업' 제안은 달콤한 미래를 약속하는 듯했다. 하지만 4천만 원의 투자금은 사라졌고, 믿음은 배신으로 돌아왔다.
사건은 지난해 6월 시작됐다.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던 여자친구의 계부 B씨는 "사업을 확장하는데 명의는 여자친구로 하고 함께 투자하자"며 A씨를 설득했다. A씨는 그랜저 차량 매입 자금 명목으로 1천만 원을 송금했다. 수익의 절반을 나눠주겠다는 구두 약속이 전부였지만, 가족이 될 사람이라는 믿음은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약속된 수익금은 단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 A씨가 정산을 요구할 때마다 B씨는 "운영비, 세금 때문에 남는 게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계약서 한 장 없이 건넨 1천만 원은 그렇게 허공으로 흩어지는 듯했다.
한 달 뒤, B씨는 "아예 신규 지점을 내자"며 3천만 원의 추가 투자를 제안했다. 이번에는 렌터카 지점 설립 및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정식 투자 계약서까지 썼다. A씨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3천만 원을 추가로 송금했다.
하지만 약속은 또다시 지켜지지 않았다. 두 달이 지나도 신규 지점은커녕, 투자금은 B씨가 운영하던 기존 업체의 차량 2대를 사는 데 쓰였다. 심지어 투자금은 제3자 명의의 렌터카 업체, 여자친구 개인 계좌 등으로 복잡하게 흘러 들어간 뒤였다. 계약서에 명시된 수익 정산, 회계자료 제공 등은 모두 휴지 조각이 됐다.
단순 사업 실패일까, 계획된 사기일까?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단순 채무 불이행을 넘어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3천만 원 투자 건은 명백한 용도 사기의 전형이라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계약서에 '신규 지점 설립'이라는 목적이 명확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 명백하다"며 "이는 투자금을 가로챌 목적의 기망행위로 볼 수 있어 사기죄 성립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법률사무소 조율의 조가연 변호사 역시 "투자 당시부터 정상적인 지점 설립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한다면 사기죄 적용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내 돈 4천만원, 어떻게 돌려받을 수 있나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돈을 되찾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민사소송과 형사고소를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형사고소로 상대를 압박해 수사 과정에서 합의를 유도하고, 동시에 민사소송을 통해 투자금 반환 판결을 받아내는 방식이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형사고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매우 큰 압박을 준다"며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자금 흐름은 민사소송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소송에 앞서 변호사 명의의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 해제 및 원금 반환을 최후통첩하는 것도 상대를 압박하고 자발적 변제를 유도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가족이나 연인 등 가까운 사이일수록 금전 거래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장밋빛 사업 계획을 듣더라도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따지고,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