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륜의 문제” 조국의 해명, 법무부 행동강령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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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륜의 문제” 조국의 해명, 법무부 행동강령은 그렇지 않다

2019. 09. 27 15:43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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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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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공무원 행동강령 "이해관계 신고해야 ⋯ 해당 공무원 직무 참여 일시 중지"

법무 장관이 하달한 훈령이 그 기관장인 법무부 장관에게도 적용될지는 이견

국민권익위, 조국 가족 수사에 대해 "장관과 직무관련성 있다" 1차 결론

[어두운 표정] 조국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장관으로서 압수수색에 개입하거나 관여한 것이 아니라 남편으로서 아내의 건강을 배려해달라고 부탁을 드린 겁니다. 이건 인륜(人倫)의 문제입니다."


조국 법무장관은 27일 아침 출근길에 전날 불거진 수사외압 논란에 대해 '수사 개입이나 관여가 아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나가있던 수색팀장(부부장 검사)과 전화통화에서 '아내를 배려해달라'고 했느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있다"고 답해서 논란이 일었다.


검찰의 최총 지휘권자인 법무장관으로서가 아니라 피의자의 남편으로서 '부부⋅가족 사이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다한 것이라는 해명이었다. 하지만 이 해명이 '법무부 공무원 행동강령'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무부 공무원 행동 강령 "이익충돌은 적극적으로 회피⋯ 인륜에 근거할 땐 손 떼야"

법무부에는 장관 명의로 만들어진 '법무부 공무원 행동강령'이 있다. 법무⋅검찰 공직자 모두가 지켜야 할 준수사항을 정리한 훈령인데, 여기에는 "이익충돌을 적극적으로 회피해야 한다"는 의무가 포함돼있다.


특히 5조 1항의 2호에서는 '공무원의 4촌 이내의 친족'이 직무관련자일 경우 소속기관의 장에게 사적이해관계를 신고해야 하고, 소속기관의 장은 해당 공무원의 직무 참여를 일시 중지시키거나 직무 대리자의 배정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그대로 조 장관 경우에 대입시켜보면, 조 장관은 '무촌(無寸) 관계의 친족'인 배우자가 직무관련자다. 검찰 수사 대상이자 형사피의자 겸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조 장관은 사적이해관계를 신고해야 한다. 법무장관으로서 자신의 직무가 '부인이 수사를 받고 있다'는 상황과 충돌한다는 점에 대해서다. 조 장관의 직무 참여는 일시 중지된다.


대검찰청 감찰본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4촌 이내의 친족'이라는 기준이 만들어진 이유가 직무관련자가 인륜에 해당할 때를 상정한 것"이라며 "인륜에 이끌릴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직무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조국 장관이 스스로에게 보고해야 하나? '적용 범위의 문제' 남아

하지만 이같은 '법무부 공무원 행동강령'이 조 장관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해석도 있다. 법무 장관이 하달한 훈령이 기관장 스스로에도 적용되는지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행정법상 기관장 명의의 훈령 등 행정규칙이 기관장 자신에게도 적용되는지 쟁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행동강령 상의 "기관의 장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을 문언 그대로 적용할 경우, 조 장관은 자기 스스로에게 문제 상황을 보고하고, 스스로를 업무에서 배제하도록 해야 한다. 모순적인 상황인 셈이다.

국민권익위, 조국 장관 가족 수사에 대해 "직무관련성 있다" 1차 결론

이런 모순적인 상황에 대해 '공무원 행동강령'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1차적인 법해석을 내놨다.


권익위는 지난 25일 국회에 보낸 답변서에서 "정부조직법, 검찰청법, 공무원 행동강령 등을 고려하면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경우에는 두 사람 사이에 직무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의 업무 범위에 배우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포함되기 때문에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권익위가 제시한 '공무원 행동강령' 2조에 따르면, '공무원의 직무관련자'에는 소관 업무와 관련되는 자로서 수사, 감사, 감독, 검사, 단속, 행동지도 등의 대상인 개인 또는 법인·단체가 포함된다고 규정돼 있다.


다만 권익위는 "해당 규정에 따른 사적 이해관계의 신고와 그에 따른 조치 등에 대해서는 소관기관인 법무부에서 검토·조치할 사안"이라고 발을 뺐다. 조 장관이 스스로에게 신고해야 하는 모순적 상황에 대해서는 법무부가 검토하라는 것이다.


조 장관은 "권익위의 우려를 살펴보겠다”며 "법무부에서 이해충돌 문제가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국 "이 악물고 출근하고 있다"

조 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를 악물고 출근하고 있다"면서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볼 생각"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27일 공개된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과거부터 검찰권 남용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돼온 것이 검찰의 직접수사 내지 특수수사 부분이었고, 이에 대해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은 정치권·학계·검찰 내부에서도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인터뷰는 지난 25일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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