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이라는 단어에 속지 마세요, 세상에 '공짜'는 없거든요
'평생'이라는 단어에 속지 마세요, 세상에 '공짜'는 없거든요
광고엔 표기 안 했지만, 약관 내용에는 '갱신' 표기
정해진 시기에, 정해진 자료 제출해야⋯ 사실상 무제한이라고 보기 어려워
변호사가 본 '공단기의 프리패스 상품' 문제점은?
공단기 상품 중 하나인 '프리패스'를 광고할 땐 아무 조건 없이 평생 들을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됐지만, 실제로 갱신을 위해선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공단기 홈페이지 캡처
부동의 업계 1위, '업계 최초' 프리패스 도입!
공무원 시험 교육 업체인 '공무원 단기 학교'(공단기) 앞에 빠지지 않는 수식어다. 공단기는 업계 최초로 프리패스 개념을 도입했다. 프리패스란 일정 수강료를 지불하면 강의를 무제한으로 수강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마음껏 수강할 수 있다는 점이 수험생들의 마음을 사며 업계를 평정했다. 타 업체들도 엇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았다.
하지만 수험생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프리패스' 상품이 한순간에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한번 결제 하면 무제한으로 수업을 들을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갱신을 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갱신을 할 때는 업체가 정한 특정 자료도 제출해야 했다.
공단기 상품 중 하나인 '평생 0원 프리패스 Max' 가격은 189만원(2020년 1월 기준)으로 수험생 입장에선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 제품은 광고할 땐 '아무 조건없이 평생 들을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됐지만, 실제로 갱신을 위해선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최근 이 조건을 달성하지 않아 갱신에 실패한 수험생이 무더기로 나왔다. 이들은 "속았다"며 공단기 측에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해봤다.
① '갱신'해야 평생 수강 가능함
공단기는 홈페이지 하단의 약관에서 이렇게 프리패스를 설명하고 있다. '갱신형 프리패스 상품.' 정해진 기간에 수강권을 갱신해야 계속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기간을 놓치면 수강권은 소멸된다. 평생 무제한 이용 상품이 아닌 '조건부' 상품인 셈이다.
광고에 없는 이런 약관 내용은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줬다. 실제 공단기 홈페이지에선 '평생 0원'으로 광고했기 때문에 수강권이 '소멸'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의견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업체 측은 "약관에 갱신을 공지했다는 조항이 들어있었다"는 점을 내세워 "우린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안을 검토한 법률사무소 오페스의 송혜미 변호사의 의견은 달랐다. 송 변호사는 "상품의 이름과 내용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꾸준히 갱신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내용은 홈페이지 하단의 약관 외에는 명시돼 있지 않다"며 "(혼란을 준) 이 부분이 불공정한 약관으로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② 갱신 거절 권한은 업체에게 있음
또한, 공단기는 수강권 갱신을 할 때 공무원 시험 응시표와 성적표를 함께 제출하도록 했다 . 만약 수험생에게 사정이 생겨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다면 갱신은 불가능하다.

지난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는 '까다로운 갱신 조건'을 내세운 업체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린 적이 있다. 업체는 개별 대리점에게 분기별 판매목표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계약이 갱신되지 못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본사가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송혜미 변호사는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은 약관에 명시돼 있어도 무효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이런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약관에 대한) 해석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단기가 '사전 고지의무'를 준수했는지도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갱신 기간이 다가왔다는 점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공단기의 '갱신 거절'은 부당한 행동이라는 취지다.
법무법인 흥인의 장준태 변호사는 "업체(공단기)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사전 고지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즉 공단기는 수험생이 강의를 결제하기 전과 수강권을 갱신하기 전에 약관 내용을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장 변호사는 "이 사안의 경우 '조건부 연장상품'이라는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이 있다"며 "이 점에 대해 업체가 계약당시 얼마나 주지를 시켰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업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 변호사는 "사전 고지가 있었다 하더라도 계약 종료 전, 개별 갱신 유무에 대한 어떠한 통지가 있었어야 한다"며 "만약 없었다면, 이 역시 '부당 계약 종료'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