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계약서도 안 쓰고 계약금 먼저 보냈다면…"파기 시 배액배상 안 해도 된다"
부동산 계약서도 안 쓰고 계약금 먼저 보냈다면…"파기 시 배액배상 안 해도 된다"
법률 전문가들 "매도자 동의 없이 일방적 입금은 계약 불성립"

기사 본문 내용에 기반하여 생성형 인공지능 툴을 활용해 만든 참고 이미지
A씨는 부동산을 매도하려다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중개업자로부터 문자로 계약서를 받았는데, A씨가 답변하기도 전에 계약금이 먼저 입금된 것이다. 계좌번호는 A씨가 준 게 아니라 아내가 부동산에 전달한 것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그 후였다. 계약 내용에 대한 A씨의 동의도 없이 금액이 먼저 입금된 것도 모자라, 며칠 뒤 계약서 작성 전에 추가로 3천만원이 또 입금됐다. A씨는 "배액배상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의심스러워했다.
계약서 요건 조율이 안 되어 A씨는 계약을 파기하고자 한다. 매수자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이 상황에서 계약을 파기했을 때 배액배상 의무가 있는지, 중개사고인지 확인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변호사들 "매도자 동의 없는 일방적 입금⋯계약 불성립"
변호사들은 A씨의 명시적 동의 없이 계약금만 입금된 경우 계약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장원 장성원 변호사는 "문자로 계약서를 수령했더라도, 매도인인 본인의 명시적 동의 없이 계약금만 입금된 경우에는 계약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주장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도 "계약은 당사자 간 청약과 승낙의 의사합치로 성립한다"며 "본 사안에서는 계약서 내용에 대한 매도인의 동의가 없었고, 배우자가 계좌번호를 전달했더라도 이는 계약체결에 대한 동의로 볼 수 없으며, 일방적인 계약금 입금만으로는 계약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계약서는 서면 작성이 없어도 계약 당사자의 중요 부분에 대한 의사의 합치가 있으면 성립할 수 있다"면서도 "중개사가 문자 계약서를 보냈다고 하는데 그에 동의한다는 답변을 하지 않았고, 계약금 송금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면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계약 불성립이면 배액배상 의무 없어⋯받은 돈만 반환"
변호사들은 계약이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배액배상 의무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봤다.
장성원 변호사는 "민법 제565조(해약금)에 따르면, 계약이 성립된 후 계약금 수령자가 파기 시 배액배상 의무가 발생한다. 하지만 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면 민법상 해약금 조항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배액배상도 없다"고 설명했다.
심규덕 변호사는 "민법 제565조의 해약금 규정은 유효한 계약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계약이 성립되지 않았으므로 배액배상 의무가 없고, 추가 입금된 3천만원도 귀하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반환만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한대섭 변호사는 "상대방이 계약금 외에 추가 대금을 송금한 것은 A씨가 계약 해제를 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계약 성립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송금도 무효이고, 계약 파기 시 A씨에게 배액배상 의무는 없으며, 받은 돈만 모두 돌려주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개업자 책임도 추궁 가능
공인중개사법 제25조에 따르면 중개업자는 중개가 완성되기 전에 거래 상황을 정확히 설명할 의무가 있고, 제30조에서는 고의나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성원 변호사는 "중개업자가 계약 당사자 중 일방의 말만 듣고 계약금을 입금받도록 유도하거나, 중요 계약 내용을 조율하지 않고 거래를 성사시킨 경우 공인중개사법상 중개사고나 과실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규덕 변호사는 "부동산중개업자와 매수인에게 계약 불성립 사실을 명확히 통지하고, 필요시 중개사의 과실에 대해 공인중개사협회에 민원 제기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