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훔쳤고 저는 망만 봤어요" 그래도 같이 처벌됩니다
"친구들이 훔쳤고 저는 망만 봤어요" 그래도 같이 처벌됩니다
직접 훔치지 않고 망만 봤어도⋯ 경찰 "특수절도죄 공범"
변호사 4명도 만장일치 "공범 맞는다"

몇 달 전 중학생 A씨에게 찾아온 일탈의 순간. 친구들은 갑자기 "마트에서 술을 훔치자"고 했다. A씨는 그냥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지만, 함께 처벌받을 위기에 놓여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몇 달 전 중학생 A씨에게 '일탈의 순간'이 찾아왔다. 친구들이 갑자기 "마트에서 술을 훔치자"고 했다. A씨는 그냥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다. 하지만 친구들은 실제로 술을 훔쳐 왔고, 근처에서 술판까지 벌였다. 그러다 순찰하던 경찰에 다 같이 붙잡혔다.
경찰에서 친구들과 조사를 받게 된 A씨. 이때까지만 해도 '나까지 처벌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A씨는 친구들이 마트에 술을 훔칠 때 그 자리에 없었다. 훔친 술 역시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그런데 경찰이 A씨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건넸다. "망을 봤으니 너도 특수절도 공범이다."
현재 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간 상태다. 여전히 A씨는 "어째서 공범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대로 A씨는 재판까지 받게 되는 걸까.
변호사들은 "안타깝지만, A씨도 특수절도죄의 공범이 맞는다"며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명 모두 만장일치였다.
법무법인 초석 김정수 변호사는 "A씨는 특수절도죄의 공범으로 보인다"고 했고, 안심법률사무소 권희영 변호사도 "A씨는 특수절도죄의 공범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 같다"며 "음주 여부는 처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변호사들이 "직접 절도를 저지르지 않은 A씨도 처벌받는다"고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 법은 공동정범(공범)을 처벌할 때 가담자 전체의 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직접 술을 훔친 건 아니라도, 범죄에 일조했다면 A씨도 책임을 져야 한다.
지난 1988년 대법원도 그 책임을 명확히 했다. 당시 법원은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 반드시 공범자 전원이 범죄의 실행행위에 가담할 필요는 없다"며 "범죄에 대한 공동의 의사가 있는 상태에서 일부가 범죄를 실행했다면 결국 전원이 실행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A씨가 받는 혐의는 단순 절도죄가 아닌 '특수'가 붙는다. 2인 이상이 합동하여 술을 훔쳤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처벌은 훨씬 무겁다. 우리 법은 이 죄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고 있다.
다만 법무법인 세현 조현정 변호사는 "A씨가 미성년자인 만큼 형사사건이 아니라 가정법원에서 소년사건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 '변호사조재평법률사무소' 조재평 변호사도 "관할 가정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가정법원에서는 소년부 판사가 재판을 담당한다. 형벌 대신 중한 정도에 따라 10가지 종류의 보호처분을 내리게 되는데, 어떤 걸 받더라도 전과는 남지 않는다. 가장 무거운 처분은 소년원 송치(최대 2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