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허벅지 만지고 ‘꽃뱀’ 폭언…법조계, 825만원 배상 판결
가슴·허벅지 만지고 ‘꽃뱀’ 폭언…법조계, 825만원 배상 판결
"아가씨지? 꽃뱀이야" 폭언 가해자
825만원 배상 판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술집에서 처음 만난 여성에게 강제추행 및 모욕 행위를 저지른 피고 B에게 원고 A에게 8,254,560원을 배상하라는 판결(2025. 10. 21. 선고 2024가단165439)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피고가 강제추행죄와 모욕죄로 이미 벌금 400만 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된 상황에서,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민사상 배상을 청구한 손해배상(기) 사건이다.
법원은 가해자의 행위가 명백한 불법행위임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의 치료비 산정 시 기왕 병력을 참작하여 배상액을 확정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주점서 벌어진 강제추행과 '돈 많다'는 피고의 막말
사건은 2024년 9월 29일 새벽, 서울 성북구의 한 주점에서 발생했다.
원고 A와 피고 B는 이 사건 주점의 손님으로 처음 만났다.
피고 B는 새벽 2시경, 원고 옆에 앉아 술을 마시던 중 갑자기 원고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허리를 감싸 안는 추행을 시작했다.
이에 멈추지 않고 원고의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졌으며, 원고가 "일어나, 뭐하는 거야"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손으로 원고의 무릎부터 허벅지까지를 만지고 짧은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속옷 위로 음부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을 이어갔다('이 사건 추행행위').
이어 피고는 약 1시간 후인 새벽 3시 10분경, 추행 행위로 인해 항의를 받자 주점 업주 등이 듣는 가운데 "x발년아, x발 역삼 사는 x신같은 x발 너 아가씨지? 아 그러니깐 알아서 신고하세요. x발년아, 알아서 하라고 x발. 내가 니보다 돈 더 많고 변호사 짱짱하니깐 알아서 하라구요. x발년아, x신같은 년이 x발. 꽃뱀이야 꽃뱀"이라는 폭언을 하여 공연히 원고를 모욕했다('이 사건 모욕행위').
이 사건 추행행위와 모욕행위로 피고 B는 2025년 5월 16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벌금 4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확정되었다.
피고 "암묵적 동의, 꽃뱀의 부당이득" 주장 법원서 일축
민사소송으로 넘어오자 피고 B는 추행이 자신의 전적인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니었고, 원고의 언행과 당시 분위기가 '스킨십에 대한 암묵적 동의'로 오해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가 금전적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접근한 '부당이득'을 위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미 확정된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는 법리를 들며 ,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피고가 원고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허락 하에 추행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고, 가해자의 범죄행위에 따른 피해 배상 청구를 두고 '의도적 접근'이나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치료비, 기왕 병력 참작하여 50% 인정
손해배상 범위에서 원고는 피고의 가해 행위로 증상이 악화되어 자살/자해 위험성으로 2024년 12월 30일부터 2025년 1월 14일까지 정신과에 입원하여 치료비 2,509,121원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피고는 원고가 과거에도 정신적 질환으로 진료를 받아왔고, 가해행위 후 3개월 이상 지난 시점에 입원했으므로 입원과 가해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과거 공황장애 등으로 진료받은 전력이 있으나, 사건 당시에는 약물을 복용하지 않다가 이 사건 후 다시 치료를 받아왔고 증상 악화로 입원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입원치료가 피고의 행위 외에 원고의 기왕 병력(과거 병력)도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며 , 총 치료비 중 50%에 해당하는 1,254,560원(=2,509,121원×50%, 원 미만 버림)만을 피고가 배상해야 할 손해액으로 정했다.
위자료는 이 사건 추행행위 및 모욕행위의 경위와 내용, 횟수, 원고가 겪은 정신적 고통과 입원치료 사실, 그리고 변론 과정에서 나타난 피고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7,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최종 배상액과 지연손해금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B가 원고 A에게 지급해야 할 총 배상액을 치료비 1,254,560원과 위자료 7,000,000원을 합한 8,254,560원으로 확정했다.
피고는 불법행위일인 2024년 9월 29일부터 판결선고일인 2025년 10월 21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청구금액인 32,509,221원 중 인정된 금액을 초과하는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