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법꾸라지? 사자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한 가세연⋯하지만 이번에도 법망 피해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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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법꾸라지? 사자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한 가세연⋯하지만 이번에도 법망 피해갈 듯

2020. 07. 15 17:27 작성2020. 07. 21 16:26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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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세연,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해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에요" "에르메스 넥타이를 매셨겠네요" 등 발언 문제 돼

허위 사실 적시해야 처벌받는 사자명예훼손⋯가세연 처벌 가능성을 변호사와 따져봤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사망 현장 인근을 방문해 생중계 영상을 올린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고발을 당했다. /가로세로 연구소 유튜브 캡처⋅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 페이스북⋅편집=이지현 디자이너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사망 현장 인근을 방문해 생중계 영상을 올린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고발을 당했다. 혐의는 사자(死者)명예훼손. 사망한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


지난 14일, 한 단체가 가세연 운영진이 영상에서 박 전 시장을 조롱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하며 고발장을 접수했다. 문제로 지적된 발언은 생중계 대화 도중 나왔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데 사용한 도구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넥타이였다거나 박 전 시장에게 성범죄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라는 등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는 처벌받을 확률은 적다고 봤다. 누가 들어도 기분 나쁜 발언일지라도 '사자명예훼손'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다. 어떤 이유인지 알아봤다.


박원순 전 시장의 사망 현장 인근에서 생중계한 가세연

이번에 고발된 사람들은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가세연 대표, 김용호 기자.


지난 10일, 이들은 '[현장 출동] 박원순 사망 장소의 모습!!!'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박 전 시장의 시신이 발견된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촬영한 영상이었다.


가세연은 "박원순 시장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 그 길을 걸어보겠다"고 촬영 취지를 밝혔다. 박 전 시장의 마지막 행적을 따라가 보겠다는 것이었다.


숙정문까지 걸어가던 중 김용호씨는 "최고 일간지 취재기자에게 들은 바로는,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에요"라는 말을 한다. 박 전 시장 사안에 대해 기자들이 특종 경쟁을 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이어 "추가적으로 (피해자들의) 고소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김용호씨는 등산길 지형이 험하다는 대화 끝에 "넥타이로 목을 맸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에 김세의씨가 "넥타이라면 에르메스 넥타이를 매셨겠네요"라고 말하자 모두 웃었다. 과거 박 전 시장이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넥타이를 착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을 언급한 것이었다.


허위 사실을 적시했을 때 성립되는 '사자명예훼손죄'⋯발언 따져봤더니

사자명예훼손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摘示·지적하여 보임)했을 때 혐의가 인정된다. 즉 문제가 되는 발언이 허위라는 인식을 발언자가 하고 있어야 성립한다는 말이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 래안법률사무소의 박애성 변호사. /로톡 DB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 래안법률사무소의 박애성 변호사. /로톡 DB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는 "사자명예훼손죄는 사망한 자에 대한 사회적·역사적 평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원은 (발언자가) 허위가 아니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 표현 방법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말했다.


① 사자명예훼손이 확실히 아닌 부분

먼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는 가세연 측의 표현은 사자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발언은 발언을 한 사람의 가치판단에 해당할 뿐, 사자명예훼손의 요건인 '허위의 사실'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들은 바로는,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에요"도 마찬가지다. 김용호씨는 기자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라며 해당 발언을 했다. 이는 허위라는 인식이 없이 들은 것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허위의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들은 바 없이' 얘기를 지어낸 것이라면, 허위의 사실에 해당돼 처벌받을 수 있다.


다만 박지윤 변호사는 "해당 발언만으로는 사자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② 사자명예훼손 적용될 수도 있는 부분

특정 브랜드를 언급한 "넥타이라면 에르메스 넥타이를 매셨겠네요" 발언 역시 애매하다.


이 발언은 사자명예훼손이 적용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평소 늘 해당 브랜드의 넥타이를 하고 다닌다는 정도의 발언이라면 명예훼손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이 명품을 착용해' 구설수에 올랐던 과거의 일을 조롱하는 표현일 경우엔 명예훼손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해당 발언이 사자명예훼손으로 인정되면 각자의 발언 수위에 따라 다르게 형이 선고될 수 있다. 래안법률사무소의 박애성 변호사는 "구체적인 처벌은 개개인의 범죄 경력을 비롯하여 발언의 수위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박 변호사는 "만약 객관적 사실을 말한 것에 불과하거나, 단지 웃었던 것에 불과하다면 처벌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자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禁錮)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해당 죄는 '친고죄'로 피해자(이번 경우 박 전 시장의 유족)가 직접 고소를 해야만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고발만으로는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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