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예비군 훈련 중 사망… 지휘관 과실치사·국가 위자료 책임 물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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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예비군 훈련 중 사망… 지휘관 과실치사·국가 위자료 책임 물을 수 있어

2026. 05. 14 14:18 작성2026. 05. 14 16:33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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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예비군 야간 훈련 중 사망

동료 예비군 "폭염 속 가파른 산 누비며 완전군장 강행" 주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육군 52보병사단 예비군훈련 모습. /연합뉴스

지난 13일 저녁 7시경 경기 포천시 창수면 야산에서 야간 정찰훈련을 받던 20대 예비군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심정지로 사망했다.


당초 언론 보도에는 A씨가 생수 등 간이 군장 착용 상태였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같은 훈련에 참가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예비군의 폭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무리한 훈련 강행이 부른 인재일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땡볕에 가파른 산 오르내려… 방탄 벗으면 간부가 호통"


자신을 같은 사단의 훈련 참가자라고 밝힌 한 작성자는 "오전 6시에 기상해 땡볕에 장구류, 공격 배낭, 총기를 휴대하고 방탄 헬멧을 쓴 채 경사가 가파른 등산로 없는 야산을 계속 올랐다"고 당시의 훈련 실태를 폭로했다.


작성자는 "방탄 헬멧을 벗으면 영관급(소령, 중령) 간부들이 와서 크게 화를 냈다"며 "휴게시간을 줘봤자 땡볕에 쪼그려 앉아 있는 것이 전부였고, 소대별 낙오자가 계속 속출했다"고 증언했다.


당초 자정을 넘겨 사단장이 상황을 종료해야 끝나는 훈련이었으나, 사망 사고로 비상이 걸리면서 밤 9시에 갑자기 훈련이 끝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심지어 동료 예비군들은 다음 날 뉴스를 보기 전까지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조차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목숨을 잃은 예비군과 그 유족을 위해, 우리 법은 어떤 보상과 책임 규정을 두고 있을까.


국가의 보상, 그리고 '이중배상 금지'의 예외


우선, 예비군대원으로 동원되어 훈련 중 사망한 경우 예비군법 제8조의2 제1항에 따라 재해보상금이 지급된다.


또한 사망자의 유족은 국가유공자법 또는 보훈보상대상자법에 따른 보상 대상자가 된다.


이 사건의 야간 정찰훈련은 국가 수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군사훈련으로 볼 여지가 커, 재해사망군경을 넘어 순직군경(국가유공자)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여기서 법적으로 복잡한 문제가 하나 발생한다. 바로 헌법에 명시된 이중배상 금지 원칙이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는 군인이나 예비군대원이 훈련 중 전사·순직한 경우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배상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가 바뀌었다. 2025년 1월 7일 자로 시행된 개정 국가배상법 제2조 제3항 덕분이다.


이 개정안에 따라 전사하거나 순직한 예비군대원의 유족은, 보상금과 별개로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국가에 직접 청구할 수 있게 됐다.


누가 책임을 지는가?


유족에 대한 보상과는 별개로,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훈련을 강행한 군 관계자들에 대한 철저한 책임 소재 파악이 뒤따라야 한다.


먼저 형사적 책임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훈련을 지휘·감독한 지휘관 및 교관에게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적용될 수 있다.


폭로된 내용처럼 폭염 속에서 방탄복과 배낭을 강제로 착용하게 하고, 낙오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휴식이나 응급조치 없이 훈련을 강행했다면 이는 명백한 주의의무 위반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대법원 역시 관리감독자가 추가적인 위험방지 조치를 강구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한 경우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고 있다 (2008도7030).


이는 현장 지휘관뿐만 아니라 무리한 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통제한 대대장, 사단장에게도 그 책임이 향할 수 있다는 법리적 해석이 가능하다.


다음은 국가의 민사적(국가배상) 책임이다. 국가는 훈련 참가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안전배려의무를 진다.


폭염 속 고강도 훈련 강행이 사실이라면 이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과거 법원은 지휘관의 신상 관리 소홀 및 훈련 통제 의무 위반을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서울중앙지법 2023나22070).


또한, 사고 직후 동료 훈련병들에게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한 대목도 향후 수사를 통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과거 법원은 군 수사기관이 사망 원인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 노력을 다하지 않고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경우, 이를 직무상 불법행위로 보아 유족의 인격적 법익 침해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서울중앙지법 2023가합76325).


결국 유족은 이번 사건의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질 경우 보훈보상 신청은 물론, 개정된 국가배상법에 따른 위자료 청구, 그리고 무리한 훈련을 강요한 지휘관들에 대한 형사고소를 병행하며 권리를 다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군 수사기관과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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