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환자 성추행' 인턴, 사건 발생 3년 10개월 만에 처벌받았다
'마취환자 성추행' 인턴, 사건 발생 3년 10개월 만에 처벌받았다
"처녀막 볼 수 있냐" 성희롱 발언과 함께 성추행
재판 불출석, 변호인단 교체, 사실조회 신청
기소 1년 9개월 만에 나온 1심 결과는 징역 1년 6개월 실형

마취 상태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대학병원 인턴 의사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대학병원 산부인과 수술실에서 마취 상태의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인턴 의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전경세 판사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35)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과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5년 취업제한도 각각 명령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19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A씨는 수술 전 마취 상태로 대기 중인 여성 환자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주위 사람들의 제지에도 A씨는 자신의 행동을 멈추지 않았고, "자궁을 먹을 수 있느냐", "처녀막을 볼 수 있나"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도 A씨 측은 논란을 일으켰다. A씨는 법원의 출석 요구를 무시하거나 법정에 출석해도 판사가 묻는 말에 묵비권을 행사하며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 2021년 11월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하자, 갑자기 전관 출신 사선 변호인단을 선임해 태도를 바꿨다.
그러면서 "치료 목적의 행동이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를 입증한다며 A씨 측이 대한의사협회에 사실조회(의료감정)를 신청했고, 이를 기다리느라 약 1년간 재판이 연기되기도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받은 의협의 사실조회 내용은 A씨에게 유리한 듯 보였다. A씨 측은 재판에서 "수술실에서 환자의 신체 부위를 만지며 육안으로 확인하는 행위가 의료 진단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 사안을 맡은 전경세 부장판사는 "수술실에 있던 동료 의사가 제지했음에도 A씨는 피해자의 신체를 만지는 행위를 반복했다"고 했다. 이어 "동료의사의 제지로 자신의 행동이 추행 행위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인식했음에도, 같은 행동을 반복한 이상 A씨에게 추행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사로서 윤리의식을 저버린 A씨의 태도도 짚었다. 전 부장판사는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맡긴 채 수술대에 누운 환자를 추행한 행위는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인간의 기본적 도덕성도 훼손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꾸짖었다.
이어 "이 사건으로 의료계 종사자들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된 점을 고려하면 엄히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하며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한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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