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7개월 학교폭력에 투신까지 한 중학생…법원 "가해자 부모도 책임져야"
[단독] 7개월 학교폭력에 투신까지 한 중학생…법원 "가해자 부모도 책임져야"
점심시간 폭행·성희롱 이어 "라면 끓여와라" 가혹행위
법원 "부모 감독 의무 위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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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간 학교폭력을 당한 뒤 투신을 시도한 중학생 사건에서 법원이 가해 학생과 부모에게 총 2400만 원 배상을 명령했다. /셔터스톡
7개월간 이어진 동급생의 가혹행위에 끝내 교실 창밖으로 몸을 던진 중학생에게 가해자와 그 부모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 2024년 4월, 전주시 소재의 한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비극은 시작됐다. 피해자 A군에게 동급생 B군은 피할 수 없는 공포였다. B군은 점심시간에 게임을 하다가 지면 A군의 명치를 팔꿈치로 가격하거나 하체를 발로 차는 등 폭행을 일삼았다.
괴롭힘은 신체적 폭력을 넘어섰다. 화장실에서 A군의 바지를 들추거나 교실에서 윗옷을 들치며 수치심을 줬다. A군의 가방을 마음대로 뒤져 간식을 빼앗아 먹고, 학원 숙제를 대신 시키기도 했다.
A군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다른 친구들에게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보내는 등 집요한 괴롭힘은 그해 11월까지 이어졌다.
견디다 못한 A군이 겪은 결정적 사건은 11월 22일에 벌어졌다. 체육 시간 A군의 신체 부위를 강하게 움켜쥔 B군은, 당일 오후 편의점에서 A군에게 "너는 내 노예니 라면을 끓여야 한다"며 컵라면과 즉석밥을 데워오라고 지시했다.

끝내 교실서 투신한 피해자…가해자는 '전학' 처분
이 사건 이후 전주교육지원청은 이듬해 1월 B군에게 출석정지 5일과 전학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동일 사안이 재발할지 모른다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악몽과 불면에 시달리던 A군은 불안을 동반한 적응장애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
극심한 자살 충동을 겪던 그는 결국 2025년 4월 14일, 교실 창문 밖으로 투신을 시도했다. 목숨은 건졌지만 A군은 현재까지도 입원과 통원 치료를 전전하고 있다.
결국 A군의 부모는 B군과 그의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가해자 부모, 자녀 감독 게을리한 책임 있어"
전주지방법원 이유진 판사는 피고들(B군과 그 부모)이 공동하여 A군에게 2000만 원, A군의 부모에게 각각 200만 원 등 총 24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B군의 행위는 같은 반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단순한 장난 정도를 넘어서는 위법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A군이 장기간 정신적 고통을 겪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해자의 부모에게도 무거운 법적 책임을 물었다. 미성년자가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때, 부모 등 감독의무자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함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한 것이다.
재판부는 "B군이 부모와 함께 살면서 보호·감독을 받고 있었으므로, 부모로서는 자녀가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지도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했다"고 판시했다.
[참고] 전주지방법원 2025가단13569 판결문 (2026. 3. 13.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