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숨진 대형 화재… 가벽에 가려진 피난등, 관리소장 ‘책임 없음’
7명 숨진 대형 화재… 가벽에 가려진 피난등, 관리소장 ‘책임 없음’
법원 "20년 이상 지속된 문제... 최근까지 소방서도 지적하지 않아"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참고 이미지
대구 수성구의 한 건물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참사 이후, 소방시설 점검 책임자였던 관리소장 A씨(71)가 법정에 섰지만, 법원은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21년 12월부터 해당 건물의 소방안전관리자로 근무했다. 문제의 건물은 여러 사무실로 가벽이 설치된 구조였다. 이 과정에서 피난 방향을 알려주는 ‘피난구유도등(비상구 표시등)’ 일부가 특정 사무실 안쪽에 위치하게 되어 건물 복도에서는 보이지 않게 됐다.
해당 사건은 2022년 6월, 건물 3층에서 방화로 인한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로 인해 7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가 컸고,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소방시설 관리 책임자에 대한 형사책임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검찰은 빌딩의 소방안전관리자였던 A씨가 문제를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고, 화재예방 및 소방시설 관련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대구지방법원(판사 안경록)은 “A씨가 해당 상태를 명확히 ‘법령 위반’이라고 인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2024년 9월 26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문제 상태가 소방시설법상 소방시설의 폐쇄·차단 등에 해당하는지에 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일치하지 않고, 최소 20년 이상 해당 상태가 유지되어 왔음에도 소방서나 점검업체 등에서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건물은 2020년과 2021년에도 안전 점검을 받았으나 ‘문제 없음’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특히 A씨가 해당 빌딩의 관리소장 겸 소방안전관리자로 근무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형사처벌은 명확한 법령 위반이 인정될 경우에만 가능하다”며 “사후적으로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해서 소방안전관리자에게 모두 책임을 묻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참고] 대구지방법원 2024고정241 판결문 (2024. 9. 26.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