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혐의 없음'이 '완전 무죄'는 아닌 이유…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민희진 '혐의 없음'이 '완전 무죄'는 아닌 이유…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배임' 형사책임 피했지만 끝나지 않은 전쟁
하이브, "새로운 증거 있다"며 즉각 반격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조사를 마친 민희진 대표. /연합뉴스
경찰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배임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하이브가 즉각 '이의신청'을 예고하며 반격에 나서면서, 이는 완전한 면죄부가 아닌 '형사처벌 불가'의 의미로 해석된다. 25억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등 진짜 법적 책임 공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혐의 없음'의 의미, '무죄'와는 다르다
15일, 민희진 전 대표 측은 하이브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두 건 모두 경찰로부터 '혐의 없음'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1년 가까이 이어진 경찰 수사의 잠정적 결론이다.
하지만 경찰의 '혐의 없음' 결정을 '완전 무죄'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수사 결과 피의사실이 범죄를 구성하지 않거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이는 법원의 확정판결이 아니므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거나 고발인인 하이브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 언제든 재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 하이브는 실제로 "새로운 증거들이 있다"며 검찰에 이의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경찰이 민 전 대표의 '경영권 탈취 시도'가 업무상 배임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회사에 실질적인 손해를 끼치거나 손해 발생 위험을 초래해야 하는데, 하이브가 지분 80%를 가진 상황에서 '경영권 탈취'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한편, 민 전 대표가 하이브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등 고소 건 역시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다. 경찰은 하이브의 주장이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진짜 싸움은 25억 '민사 소송'
민 전 대표는 가장 큰 산이었던 형사 처벌의 위기를 일단 넘었지만, 법적 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형사 책임과 민사 책임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형사 재판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지만, 민사소송은 한쪽의 주장이 상대보다 더 설득력 있으면 책임을 인정할 수 있어 입증의 문턱이 낮다.
현재 민 전 대표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쏘스뮤직과 빌리프랩으로부터 총 25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상태다.
걸그룹 르세라핌의 소속사 쏘스뮤직은 민 전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으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5억 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걸그룹 아일릿의 소속사 빌리프랩 역시 '아일릿이 뉴진스를 베꼈다'는 민 전 대표의 주장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2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결국 경찰의 '혐의없음' 결정은 "현재 증거로는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수사기관의 판단일 뿐이다. 기자회견 발언 등으로 각 레이블에 실질적인 손해를 끼쳤는지 여부는 이제부터 시작될 민사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형사 고발이라는 큰 파도를 일단 막아섰지만, 끝나지 않은 수사와 25억 원의 배상 책임이라는 거센 파도가 민 전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