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는 직원 회식비 300원" 키오스크에 등장한 '팁', 법으로는 못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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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는 직원 회식비 300원" 키오스크에 등장한 '팁', 법으로는 못막는다

2025. 07. 22 11:3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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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값 9000원에 ‘회식비 300원’ 선택 옵션

법적 처벌 어렵지만 소비자 반발 거세

서울의 한 냉면집 키오스크에 등장한 낯선 선택지가 ‘팁 문화’ 도입 논란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온라인 커뮤니티

직장인 A씨는 지난 21일 점심으로 냉면을 주문하려다 키오스크 화면 앞에서 잠시 멈칫했다. 메뉴 선택 후 마지막 결제 단계, ‘고생하는 직원 회식비 300원’이라는 추가 옵션이 눈에 들어왔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300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왜 직원의 회식비를 내가 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글은 삽시간에 퍼져나가며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사장이 가져갈 돈 아닌가?", "냉면 값에 인건비가 포함됐으니 그걸로 회식하라"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선택 옵션’의 함정…법으로는 못 막나?

300원짜리 ‘선택 옵션’을 법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법적 판단의 핵심은 ‘강제성’ 여부다. 해당 냉면집은 팁을 선택하지 않아도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이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 '전자상거래법'이나 '소비자기본법' 등은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거래 방법을 금지하지만, 이처럼 선택의 자유가 보장된 경우까지 제재하기는 힘들다.


세법상으로도 손님이 자발적으로 내는 팁은 음식 가격과 달리 과세 대상이 되는 대가로 보지 않는다.


‘강제’ 피자 토핑과 ‘자율’ 냉면 팁의 차이

이는 지난달 논란이 된 한 피자 업체의 사례와 명확히 구분된다. 당시 피자 업체는 배달앱에서 소비자가 추가 요금 항목을 의도적으로 선택하지 않으면 아예 주문이 넘어가지 않도록 시스템을 설정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이처럼 강제적으로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행위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명백히 침해한 것으로 전자상거래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반면 이번 냉면집 사례는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자율’에 맡겼다는 점에서 법의 처벌을 피해갈 수 있다.


법은 피했지만, 소비자의 마음은 얻지 못했다

냉면집의 300원 팁 요구를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 형사 처벌은 물론, 과태료 같은 행정 제재의 대상이 되기도 힘들다.


하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 있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팁 문화가 없는 한국에서 ‘고생하는 직원’이라는 문구는 소비자에게 일종의 도덕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벌은 피했지만, 소비자들의 차가운 시선까지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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