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월 사귀고 "우린 사실혼"이라며 안 갚은 3000만원⋯법원의 단호한 판결
22개월 사귀고 "우린 사실혼"이라며 안 갚은 3000만원⋯법원의 단호한 판결
연인 시절 4600만 원 송금받고 음주운전 수리비까지 타 쓴 피고
재판서 "사실혼 부부의 공동 생활비" 주장했지만 법원 배척

22개월간 교제하며 수천만 원을 받아 쓴 전 연인이 “우린 사실혼이라 생활비를 함께 쓴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카톡 대화를 근거로 대여금이라고 판단했다. /셔터스톡
22개월간 교제하며 수천만 원을 받아 쓴 전 연인이 법정에서 "우리는 사실혼 관계였으므로 빌린 돈이 아니라 생활비"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단호히 배척했다.
광주지방법원 제4민사부(재판장 박상현)는 원고 A씨가 전 연인인 피고 B씨를 상대로 낸 대여금 반환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에게 3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제약회사 영업직이라며 돈 요구…5000여만 원 받아가
사건의 발단은 2019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와 B씨는 이때부터 2020년 12월까지 연인 관계로 지냈다.
제약회사 영업직이던 B씨는 "초반에 옷을 구입하는 등 돈 쓸 데가 많다"며 "월급을 받으면 매월 100만 원씩 변제할 테니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A씨는 교제 기간 동안 계좌이체로 합계 4,640만여 원을 보냈다. 또한 B씨가 술에 취해 회사 법인 차량을 몰다 사고를 냈을 당시, 음주운전으로 보험 처리가 불가능해지자 차량 수리비 명목으로 570만 원을 현금으로 주기도 했다.
"동거했으니 사실혼, 공동 생활비" 주장…법원 일축
이별 후 A씨가 돈을 갚으라며 소송을 내자 B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동거를 했으니 두 사람은 단순한 연인이 아닌 사실혼 관계였다는 것이다.
B씨는 "송금받은 돈은 사실혼 관계에 있는 부부가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분담 내지 정산한 것이거나 증여된 돈"이라며 대여금이 아니라고 맞섰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우선 두 사람의 관계를 사실혼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원고는 주중 며칠간만 피고의 자취집에서 지냈을 뿐 22개월간 지속적으로 동거한 사실은 없다"며 "주민등록상 주소를 이전하거나 신혼집을 준비하는 등 혼인 생활 근거지를 마련했다고 볼 사정도 없다"고 지적했다.
카톡 대화가 결정적 증거…고금리 대출까지 받아줘
결정적인 증거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이었다.
B씨는 돈을 요구하며 "돈 좀 빌려줘", "월급 들어오면 주께"라고 말했고, A씨 역시 돈을 보내며 "진짜 계획 세워서 꾸준히 잘 갚어!", "보내쪄염. 갚아!!"라고 답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단순한 감정적 표현이라고 볼 수 없고, 피고도 추후 갚아야 할 돈으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A씨가 B씨에게 돈을 주기 위해 연 12.39%의 고금리로 950만 원을 대출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의 관계를 고려하더라도 원고가 위 돈을 증여 등의 명목으로 다시 반환받을 의사 없이 피고에게 지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음주운전 사고 수리비 570만 원 역시 대여금으로 인정됐다.
신용카드 대금 청구는 기각…법원 "약 3000만 원 반환하라"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한 신용카드 사용대금 1457만여 원에 대해서는 "피고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거나 대여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전체 계좌이체 금액에서 B씨가 일부 갚은 돈을 제외하고, 차량 수리비를 더해 총 3,045만 1,697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참고] 광주지방법원 제4민사부 2024나74693 판결문 (2025. 7. 24.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