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이 같아서 결혼 못 해" 남친의 황당 주장…법전에서 사라진 지 20년 넘었다
"우리는 성이 같아서 결혼 못 해" 남친의 황당 주장…법전에서 사라진 지 20년 넘었다
8촌 이내 혈족만 금지
성 같아도 결혼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3년을 교제한 남자친구가 "성이 같아서 법적으로 결혼할 수 없다"며 동거만 제안했다는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2026년 현재 이 주장은 사실일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친이 나랑 성이 같아서 결혼은 못 한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3년간 교제한 남자친구에게 슬쩍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황당했다. 남자친구는 "우리는 성씨가 같아서 법적으로 결혼을 못 한다"며 "연애는 가능하니 그냥 이대로 둘이 (동거하며) 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이 가까운 친척 관계인 것도 아니었다. 어이가 없어진 A씨가 "성이 같아서가 아니라 그냥 나랑 결혼하기 싫은 것 아니냐"고 따져 묻자, 남자친구는 "결혼하려면 집안에서 반대할 거라 안 된다. 내 가족 중에도 동성동본은 없다"며 억지를 부렸다. A씨는 "그냥 헤어지는 게 맞지 않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1997년 헌재가 위헌 결정… 2005년 법전에서 아예 삭제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자친구의 주장은 법적으로 명백한 거짓이다. 대한민국에서 단순히 성(姓)과 본관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혼인을 막는 법은 2026년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달랐다. 구 민법 제809조 제1항은 "동성동본인 혈족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고 규정해 같은 성씨와 본관을 가진 남녀의 결혼을 원천 차단했다.
하지만 이 조항은 이미 1997년에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사실상 위헌)' 결정을 받으며 효력을 잃었다.
당시 헌재(95헌가6 결정)는 "동성동본 금혼 제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에 위배된다"며 "혼인을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상대방을 누구로 할 것인가는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이며 국가는 이를 보장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후 국회는 2005년 민법을 개정해 문제의 동성동본 금혼 규정을 역사 속으로 완전히 폐기했다.
현재 현행 민법(제809조)은 오직 8촌 이내의 혈족 사이의 근친혼만을 금지하고 있다. 즉, 김씨와 김씨, 이씨와 이씨가 만나더라도 실제 8촌 이내의 가까운 핏줄이 아니라면 혼인신고를 하고 법적인 부부가 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