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 행사 위해⋯일부러 쓰레기 버리고 수거한 진도군, 처벌은?
장관님 행사 위해⋯일부러 쓰레기 버리고 수거한 진도군, 처벌은?
진도군, 행사 전 수거한 바다 쓰레기 1t 다시 뿌려놔
법조계 “쓰레기 버린 것 자체로는 처벌 어려워”
일부러 버리고 실적 올렸다면...‘허위공문서작성죄’, ‘공무집행방해죄’ 적용 가능

진도군이 연안 정화 행사를 위해 쓰레기를 일부러 버린것으로 알려졌지만,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MBC 캡처
전남 진도군이 바다 정화의 날 행사를 위해 쓰레기를 일부러 버린 것으로 알려져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쓰레기 수거 행사를 효과적으로 보이려고 쓰레기를 미리 갖다두는 ‘자작극’을 벌인 것이다. 쓰레기 양은 1t 트럭 6대 분량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쓰레기를 버린 행위 자체는 처벌할 수 없지만, 높은 실적을 받기 위해 벌인 일이라면 허위공문서작성죄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상혁 해양수산부 장관을 포함한 공무원과 군민 600여명은 지난 20일 오후 두 시간에 걸쳐 가계 해수욕장 해변 가득 쌓여있는 쓰레기를 치웠다. 이 모습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그런데 이 쓰레기가 진도군이 미리 모아두었다가 행사 하루 전인 19일에 뿌려놓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행사 효과를 높이기 위함이었다.
지난 24일 진도군은 쓰레기를 일부러 가져다 둔 사실을 인정했다. “참석자들이 실제로 쓰레기를 줍는 체험을 하게 해 보자는 취지였다”며 “즉시 100% 수거해 해안 쓰레기 폐기물 보관장에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버린 게 아니라 다시 줍는 ‘체험’의 일환이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폐기물관리법은 “누구든지 폐기물을 지정 장소 외에 버려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목적에 예외를 두지 않고 있다. 그 폐기물이 수질이나 대기를 오염시킬 수 있는 ‘사업장폐기물’일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있다.
진도군도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주민들도 “납득이 가지 않는 해명”이라며 “‘체험’이 아니라 ‘투기’”라고 항의하는 등 논란이 됐다. 결국 쟁점은 이 행위가 ‘버린 게 맞냐’로 집중됐다.
진도군은 바다 정화의 날 행사를 위해 쓰레기를 미리 모아두었다가 행사 전 뿌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MBC 취재진과 대화 중인 목격 주민. /MBC 캡처
법조계는 “버린 게 맞더라도 처벌은 어렵다”는 의견이다. 쥬리스트 법률 특허 사무소의 장경래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버렸다’는 의미는 관리를 포기한 경우”라며 “진도군은 쓰레기가 다시 모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처벌이 어렵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신효의 오세정 변호사도 “처벌 자체는 면제될 여지가 있다”며 “체험활동을 위한 것이므로 일반적인 상식 내의 행위”라고 했다.
진도군이 처벌을 피할 ‘안전장치’는 하나 더 있다. 진도군이 해변에 몰래 갖다 둔 쓰래기들은 인근 해변에서 모은 스티로폼과 그물, 통발, 밧줄 등으로 모두 ‘생활폐기물’들이다. 장 변호사는 “폐기물관리법은 해당 폐기물이 ‘사업장폐기물’인 경우에 대해서만 형사 처벌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처럼 생활폐기물을 버린 경우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버렸다’는 요건이 충족될 지라도 처벌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진도군 공무원들이 실적을 위해 ‘자작극’을 벌인 사실이 입증되면 다른 법조가 적용돼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진도군은 이날 행사에서 해양 정화활동에 기여한 공로로 ‘최우수 자치단체상’을 받았다. 이번 행사 개최지로 선택된 것도 해양수산부가 진도군을 ‘해양쓰레기 관리 최우수지자체’로 선정하면서다.
만일 진도군이 최우수지자체로 선정되기 위해 과거에도 이런 일을 벌였다면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에 허위 공문을 보냈다면 ‘위계(거짓)에 의한 허위공문서작성죄’다.
장경래 변호사는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진도군이 실적을 거짓으로 취합하여 공문을 작성했다면 허위공문서작성죄로 판단될 여지가 높다”며 “해당 실적으로 ‘해양쓰레기 관리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되었다면 해양수산부의 공정한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판단될 여지도 높다”고 했다.
오세정 변호사도 “실적을 위해 공무원의 업무 내용을 속인 경우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같은 의견을 보였다.
우리 형법은 허위공문서작성죄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공무집행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문성혁 장관은 진도에서 있었던 일과 관련해 사과문을 올렸다. /문성혁 장관 페이스북 캡처
한편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진도군의 ‘자작극’에 대해 “유감”이라고 표현하는 등 “의도와 무관하게 행사의 취지마저 무색해졌다”라며 “불신과 실망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