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사건으로 본 '집에서 링거 맞아도 되는' 3가지 경우
박나래 사건으로 본 '집에서 링거 맞아도 되는' 3가지 경우
의사 왕진은 합법, 간호사 단독 방문은 불법
출장 필러·보톡스? 의료법상 100% 불법

집에서 링거를 맞는 행위는 의사의 직접 진료·처방이 있을 때만 합법이다. 간호사 단독 방문이나 무면허 시술은 불법이며, 환자도 처벌될 수 있다. /셔터스톡
"나도 집에서 링거 맞는데 불법인가?" 개그우먼 박나래가 연루된 '주사 이모' 사건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몸살 기운에 집에서 링거를 맞으려는데 이것도 불법이냐",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은 어쩌냐"는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안방에서 맞는 링거는 합법과 불법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 놓여 있다. 자칫 그 선을 넘는 순간, 주사를 놔준 사람뿐만 아니라 팔을 걷어붙인 사람까지 범죄자가 될 수 있다. 박나래 사건을 통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방문 진료'의 법적 기준을 짚어봤다.
집에서 링거? 의사가 오면 합법, 간호사만 오면 불법
많은 사람이 "의료인이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법은 생각보다 훨씬 깐깐하다. 집에서 링거를 맞을 수 있는 경우는 딱 3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① 의사가 직접 왕진을 온 경우
응급환자이거나 환자 요청이 있을 때, 의사가 직접 집으로 찾아와 진찰하고 주사를 놓는 것은 합법이다. 옛날 '왕진 가방' 든 의사 선생님을 떠올리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비용과 시간 문제로 왕진을 하는 의사는 극히 드물다.
② '가정전문간호사'가 의사 처방을 받아 온 경우
간호사가 집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 단, 그냥 간호사가 아니라 '가정전문간호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주로 수술 후 퇴원 환자나 중증 질환자가 대상이다.
③ '방문간호사'가 의사 지시서를 들고 온 경우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인 어르신들을 위해 방문간호사가 오는 경우다. 이때도 의사의 방문간호지시서가 필수다.
핵심은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다. 의사 얼굴 한 번 못 보고 간호사나 정체불명의 '이모'가 와서 링거를 놔준다면? 이는 불법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간호사는 단독으로 의료 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집에서 예뻐지세요" 홈케어 필러·보톡스? 100% 불법
집으로 찾아가는 필러·보톡스는 어떨까. 의료법 제33조는 "의료인은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응급 상황이 아닌 미용 시술을 집에서 하는 건 명백한 위법이다.
이런 출장 시술은 대부분 의사가 아닌 간호조무사나 무면허자가 한다. 부작용이 생겨도 대처할 방법이 없고,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보상받을 길조차 막막하다.
환자도 처벌받나? "네"
가장 중요한 건 환자의 책임이다. "나는 몰랐다", "돈 내고 서비스 받았을 뿐이다"라는 변명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시술자가 의사가 아님을 알면서도 불렀다면, '무면허 의료행위 교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 법원은 "내 몸에 내가 맞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항변을 인정하지 않는다. 실제로 울산지방법원은 자신에게 무면허 시술을 해달라고 한 환자에게도 죄가 있다고 판결했다(2023노481).
"의사인 줄 알았다"고 해도, ①병원 아닌 집이나 차 안에서 ②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③현금 계좌이체로 거래했다면? 법원은 "충분히 무면허임을 의심할 수 있었다"고 보고 고의성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
의료 행위는 단순한 쇼핑이 아니다. 조금 귀찮더라도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진료받는 것. 그것이 내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