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출퇴근러 사이의 무법자 '흘깃족'⋯법대로 하면 제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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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출퇴근러 사이의 무법자 '흘깃족'⋯법대로 하면 제재할 수 있을까?

2020. 06. 26 19:10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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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내 휴대전화 화면 훔쳐보는⋯새롭게 이름 붙여진 종족 '흘깃족'

남의 사생활 침범하는 '흘깃족', 법대로 따져보면 어떻게 될까

대중교통 생태계에 '새로운 종족'이 이름 붙여졌다. '흘깃족'이다. 버스나 지하철 옆자리에서 남의 휴대폰 화면을 흘깃 훔쳐본다는 데서 유래했다. 법대로 따져보면, 과연 이들을 제재할 수 있을지 알아봤다. /셔터스톡⋅편집=이지현 디자이너

대중교통 생태계에 '새로운 종족'이 이름 붙여졌다. '흘깃족'이다. 버스나 지하철 옆자리에서 남의 휴대폰 화면을 흘깃 훔쳐본다는 데서 유래했다.


이들은 해악은 광범위하다. 영화나 유튜브 영상을 훔쳐보는 정도는 애교고, 아예 남의 채팅방 대화 내용을 대놓고 쳐다보기도 한다. 심한 경우 "훔쳐보지 말라"고 해도 꿈쩍 않는 악명 높은 종(種)도 있다.


급기야 생존을 위해 '프라이버시 필름'을 휴대폰에 붙이는 무리도 등장했다. 외부 시선을 차단해 흘깃족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다. 혹시 대중교통의 무법자 '흘깃족'을 우리 법으로 제재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과 다각도로 검토해 봤다.


애석하게도 '흘깃족'을 형사처벌하는 것은 어렵다

변호사들은 "흘깃족을 형사처벌 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순히 남의 휴대폰 화면을 훔쳐보는 것 자체로는 "적용할 만한 법 조항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법률 자문
'JY 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 '마이법률사무소'의 이서영 변호사, '법률사무소 서담'의 이혜선 변호사. /로톡DB
'JY 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 '마이법률사무소'의 이서영 변호사, '법률사무소 서담'의 이혜선 변호사. /로톡DB


JY 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는 "단순히 '흘깃'한 사실관계 자체만으로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흘깃족이) 기술적인 접근을 통해 정보를 침해한 것도 아니고, 정보를 누설했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이법률사무소의 이서영 변호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게다가 "흘깃한 행위 자체를 범죄로 다스리는 건 과도해 보인다"고 했다. 별개의 폭행이나, 모욕 행위를 한 게 아닌 이상 "형사처벌 하는 건 다소 과하다"는 취지였다.


법률사무소 서담의 이혜선 변호사 역시 "(흘깃으로) 노출된 내용이 '극히 내밀한 사생활'의 영역이라고 하더라도, 도용 또는 누설한 게 아니라 단순히 주시한 경우라면 현행법상 처벌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흘깃족'에 손해배상?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민사를 통한 손해배상은 가능할까. 우리 헌법은 제17조에서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않는다"고 천명하고 있다. 흘깃족이 훔쳐본 내용이 타인의 '지극히 내밀한 사생활'인 경우. 피해자는 흘깃족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위자료가 인정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대중교통은 여러 사람에게 공개된 장소라는 점에서 그렇고, 내밀한 사생활을 봤다고 하더라도 우연히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서영 변호사는 "손해배상의 여지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실제 위자료가 인정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재용 변호사는 "가능할 수는 있어 보인다"면서도 '입증'의 어려움을 들었다. 본인의 휴대전화 화면을 흘깃족이 봤다는 상황을 밝히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였다.


또한 "타인의 내밀한 영역을 '흘깃' 했다고 하더라도, 의도한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우연한 사정에 의해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상대방의 거절 의사가 명확했음에도, 흘깃족이 '흘깃'을 강행했다면 이때는 손해배상 금액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역시 "입증의 문제는 별개"라고 덧붙였다.


이혜선 변호사도 "흘깃족이 계속 휴대전화를 쳐다본 경우 고의성은 인정되겠지만, 현실적으로 손해의 입증이나 손해액의 산정이 어려워 유의미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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