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제 피하려 긴급출동차 탄 성동서장 대기발령 조치, 중징계 가능성은?
2부제 피하려 긴급출동차 탄 성동서장 대기발령 조치, 중징계 가능성은?
2부제 첫날 전기차 꼼수 교체
형식과 실질 불일치한 '탈법행위' 판단

서울 성동경찰서 /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된 가운데, 서울 성동경찰서장이 2부제 적용이 제외되는 긴급출동용 관용 전기차를 출퇴근 등 사적 일정에 사용해 대기발령 조치됐다.
경찰청은 21일 권미예 성동경찰서장에 대한 공식 감찰 조사에 착수하고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권 서장은 공공기관 2부제가 도입된 지난달 8일부터 자신에게 배정된 지휘관 차량(21년식 쏘나타) 대신 타 부서 소속의 긴급출동용 관용 전기차(EV9)를 출퇴근과 10분 거리의 음식점 방문 등에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권 서장은 차량 이용 이유에 대해 "더 이상 해당 차량을 사용하지 않겠다"며 "2부제 실시로 타기관 방문 등이 어려워 내부 논의를 거쳐 전기차 사용을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의혹을 보고받은 뒤 신속한 감찰을 통한 엄중한 문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역시 전국 경찰에 차량 부제 준수 등 공직기강 확립을 지시한 상태다.
2부제 취지 훼손한 '탈법행위'…형사 책임 성립 여부
권 서장의 행위는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등에 근거한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정책의 취지를 회피한 탈법행위로 풀이된다.
전기차의 2부제 제외는 친환경 정책 목적에서 비롯된 것인데, 배정된 차량 대신 다른 부서의 전기차를 사적으로 전용한 것은 형식과 실질의 명백한 불일치로 해석된다.
다만, 형사법적 측면에서 업무상 횡령죄가 인정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기 충전 비용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불법영득의사를 입증하는 것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의 정상적인 공무 사용을 방해해 국가에 재산상 손해를 가한 점이 입증된다면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 가능성은 열려 있다.
'긴급출동 차량' 사적 유용…중징계 가능성 높아
이번 사안의 핵심 법적 쟁점은 국가공무원법 제63조(품위유지의무) 및 제56조(성실의무) 위반에 따른 징계 수위다.
특히 단순한 관용차가 아닌 '긴급출동 지정 차량'을 출퇴근용으로 전용한 사실은 징계 양정에서 중대한 가중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유사한 공용물 사적 사용 사건을 맡은 대전지방법원은 소방공무원이 구급차량을 사적으로 출퇴근에 이용한 사안에서 "구급차량은 급박한 상황에서 환자 이송 등에 제공되는 차량으로서 단순한 이동 수단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며 강등 처분을 적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경찰의 긴급 대응 능력을 훼손할 수 있는 특수 목적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한 점, 고위직 공무원으로서 의도적으로 제도를 회피한 점, 그리고 대통령이 직접 엄중 문책을 지시할 만큼 공직사회에 미친 파장이 현저하다는 점을 종합하면 이번 사안은 최소 정직에서 강등 수준의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경찰청은 감찰 조사에 따라 확인되는 비위 행위에 대해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