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인계 시간도 엄연한 '법정 근로시간'입니다
인수인계 시간도 엄연한 '법정 근로시간'입니다
매번 1시간씩 인수인계했는데 수당 못 받은 간호사들⋯임금체불로 병원 고발
교대 근무 특성상 필수인 '업무상' 인수인계⋯변호사들 "법적으로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회사의 지휘·감독하에 있는 시간이기 때문⋯수당 받는 것도 당연한 권리

'업무상' 하는 인수인계인데 그에 대한 수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법적으로 인수인계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될까. /셔터스톡·편집 및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직장에서 오롯이 개인 혼자 처리하는 업무는 없다. 보통 동료들끼리 관련 사항을 공유하며 업무를 처리한다. 특히 교대로 업무를 이어가는 직종은, 진행 상항과 그날 숙지해야 할 점 등을 '인수인계' 방식으로 전달한다.
업무의 연장선으로 보이는 인수인계. 업무라면 그에 대한 급여도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전에 있는 한 대학병원의 간호사들이 인수인계에 대한 급여를 약 1년 동안 받지 못했다며, 병원을 노동청에 고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간호 직군 300여명이 받지 못한 급여만 총 4억 5000만원 가량.
간호사들은 1시간 일찍 출근하거나 1시간 늦게 퇴근했지만, 병원은 이를 근무로 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인수인계는 병원뿐 아니라 여러 직장에서 '업무상' 이뤄진다. 법적으로도 직장인의 인수인계 시간을 근무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따져봤다.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인수인계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근거는 근로기준법이다.
이 법 제50조 제3항은 근로시간에 대해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있는 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노동 관련 사건 경험이 많은 법률사무소 진률의 김진휘 변호사는 "해당 조문을 근거로 확립된 판례들이 근로시간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노동법 전문 분야 인증을 획득한 김남석 변호사(법무법인 태원) 역시 "일반적인 경우 인수인계가 업무를 수행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가 문제 될 것 같다"며 "회사의 인지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당연히 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출신인 양지웅 변호사(법무법인 이평)도 "반복적, 계속적으로 행하여지는 인수인계는 사회생활상 계속해서 종사하는 사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업무 시간에 해당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리하면, (이번 사건의 간호사들의 경우) 업무상 인수인계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근무 시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법률 자문

출퇴근 시간으로 정해진 시간이 아니더라도 그렇다. 김진휘 변호사는 "업무 시작 시간 이전의 활동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인수인계를 한 것이라면 근로기준법이 의미하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했다.
이때 매일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등 정기적인 인수인계가 아니어도 된다. 김남석 변호사는 "비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인수인계도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인수인계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즉, 인수인계는 법적으로 근무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인수인계를 한 직원은 회사에서 수당을 받을 수 있다.
김진휘 변호사는 "특히 이번 사건의 간호사들의 경우 인수인계는 작업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서 사용자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다"며 "이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해당하고, 인수인계에 대한 추가 근로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번처럼 인수인계로 인한 추가 근무 수당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변호사들은 그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인수인계 관련된 자료를 남겨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양지웅 변호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전에 근로계약서 또는 인수인계서 등 서면으로 인수인계에 대한 성격을 명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근로자의 입장에서 이를 요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 양 변호사는 "실제 출‧퇴근시간 기록, 인수인계서, 근무 기록 등의 자료를 확보하면 좋다"고 했다.
1일 8시간, 주 40시간을 초과하여 연장 근무하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시간외 근무 인정에 수월할 것이라는 것이다.
김진휘 변호사도 "①인수인계를 했다는 점과 ②자신이 행한 인수인계가 업무와 관계된 것이라는 점 ③인수인계가 회사의 요구로 했다는 점에 대한 자료를 사전에 수집해 놓는 것이 대비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남석 변호사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김 변호사도 "인수인계에 사용한 시간 등의 근거를 가급적 정확하게 남겨두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