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 뺀 2차 소비쿠폰 대상자 선정 기준을 찾아봤습니다
상위 10% 뺀 2차 소비쿠폰 대상자 선정 기준을 찾아봤습니다
건보료·맞벌이 특례·자산 기준까지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첫날, 행궁동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소비쿠폰을 신청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1인당 10만 원씩 지급하는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지급 기준 마련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4인 가족 가장인 김 과장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소득 상위 10%는 제외한다는데, 맞벌이인 우리 집은 해당할까? 작년에 집값이 올라 불안한데…." 김 과장처럼 많은 국민이 ‘상위 10%’라는 모호한 기준 앞에서 지급 대상 여부를 쉽게 판단하지 못한다.
단순히 연봉 순서대로 줄을 세워 상위 10%를 잘라내는 방식일까? 그렇지 않다. 정부는 2021년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 경험을 바탕으로, 훨씬 정교하고 복잡한 '3단계 필터'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누가 쿠폰을 받고, 누가 '상위 10%'로 분류될지 그 기준을 추정해봤다.
1단계 필터: 전 국민의 '소득 지표', 건강보험료
정부가 가장 먼저 꺼내 들 카드는 건강보험료(건보료)다. 전 국민의 데이터를 이미 확보하고 있어 가장 빠르게 대상을 나눌 수 있는 '소득 대리 지표'이기 때문이다. 2021년 상생 국민지원금 당시, 4인 가구 직장가입자의 건보료 기준선은 월 31만 원이었다. 4년간의 소득 상승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월 36만원 수준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김 과장 부부의 월급을 합산한 건보료는 약 40만 원. 김 과장은 1차 필터에서 탈락할 수 있지만, 정부는 숨겨진 구제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 필터: '맞벌이·1인 가구'를 위한 기회
정부는 건보료라는 단일 잣대가 낳을 수 있는 불공정을 막기 위해 '특례' 조항을 둘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맞벌이 가구 특례'다. 외벌이와 총소득이 같아도 맞벌이는 통근비, 양육비 등 추가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2021년에는 맞벌이 가구의 경우 실제 가구원 수에 1명을 더한 기준을 적용했다. 김 과장의 4인 가족은 '5인 가구' 기준을 적용받게 되는 셈이다. 2021년 5인 가구 직장가입자 기준선은 월 39만 원이었지만, 이 역시 소득 상승분을 반영해 월 45만 원 수준으로 상향될 것이 유력하다. 월 40만 원을 내는 김 과장 가족은 1단계 필터를 무사히 통과한다.
고령층과 청년이 많은 '1인 가구' 역시 2021년 기준이었던 건보료 17만 원(연소득 5,800만 원 수준)에서 현실을 반영, 월 20만 원(연소득 약 6,800만 원 수준) 이하로 기준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3단계 최종 필터: '진짜 부자'를 걸러내는 자산 기준
건보료 필터를 통과했지만 김 과장은 여전히 불안하다. "2021년에는 재산세 과세표준 9억이 기준이었다는데, 그사이 집값이 올라 우리 집 과세표준이 10억이 넘었어. 이번에도 틀렸네."
하지만 김 과장의 걱정은 현실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21년의 '9억' 기준은 당시 종합부동산세 등 세법상 '고가주택' 기준을 참고한 것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 부동산 가격은 상승했고 정부 역시 종부세 1주택자 기본공제 기준을 12억으로 상향하는 등 시장 상황을 반영해 기준을 현실화했다.
따라서 이번 소비쿠폰 역시 변경된 부동산 시세와 세법 기준을 고려해 기준을 재산세 과세표준 10억(시가 약 22~24억) 초과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과세표준이 10억을 살짝 넘는 김 과장의 집은 '고액 자산'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물론 금융자산 기준도 남아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점인 연간 이자·배당 소득 2,000만 원 초과 기준은 조세 체계의 근간이므로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소득 시점' 불공정, 이번엔 바로잡나
다만 한 가지 보완이 필요한 지점이 있다. 2021년에는 단 한 달, '6월분' 건보료만을 기준으로 삼아 프리랜서나 일용직 근로자처럼 특정 달에 소득이 몰린 사람들이 억울하게 탈락하는 '6월의 저주'라는 비판이 있었다.
이번에는 이런 불공정을 막기 위해 최근 3~6개월의 건보료 평균을 적용하는 등 보다 합리적인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상위 10%'는 단순히 소득 상위 10%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건보료를 기준으로 1차 선별하되, 맞벌이와 1인 가구에 대한 특례를 적용하고, 마지막으로 고액의 부동산·금융자산 보유 여부를 따지는 복합적인 과정을 통해 결정될 것이다. 정부의 최종안은 다음 달 10일경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