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안 갔으니 제 몫은 돈으로 주세요" 팀 회식 불참러의 논리, 법적으로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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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안 갔으니 제 몫은 돈으로 주세요" 팀 회식 불참러의 논리, 법적으로 따져보니

2026. 01. 30 11:0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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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회식 다음 날 벌어진 촌극

"팀 돈은 내 돈" 황당 주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제 회식비에 저는 안 갔으니 그 돈 현금으로 주세요."


상상이 아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군 실제 사연이다. 국내 모 대기업 팀장이 회식 다음 날,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팀원에게 들은 요구다. 이 사원의 논리는 간단했다. "회식비는 팀에게 배정된 공동의 돈이고, 나는 내 몫을 먹지 않았으니 돈으로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합리적 개인주의 같기도 한 이 주장. 과연 법적으로 살펴보면 어떨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군 대기업 '회식비 1/n' 요구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공동의 돈 아닌 '회사의 돈'

이 사원의 가장 큰 착각은 회식비를 팀원들이 나눠 가진 곗돈 쯤으로 여겼다는 점이다.


법적으로 회식비는 팀이나 부서원 개인에게 귀속된 돈이 아니다. 회사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지출하는 '복리후생비'다. 법인세법은 직장회식비를 손금(비용) 처리가 가능한 복리후생비로 명시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이 돈은 '회식을 한다'는 특정 행위가 있을 때만 회사가 지갑을 여는 조건부 자금이다. 대법원 역시 "사용자가 현물로 제공한 식사는 근로자의 복리후생을 위한 것일 뿐, 근로 대가인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다.


따라서 회식비는 민법상 조합원들이 지분을 나눠 갖는 공동 소유 재산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팀원들이 1/n로 쪼개 가질 권리 자체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안 먹은 밥값, '손해'라고 볼 수 있나?

"그래도 내 몫을 못 챙겼으니 손해 아닌가요?"라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역시 사회통념과 손익상계의 법리로 일축한다.


복리후생비는 사회통념상 타당한 범위 내에서 지급돼야 한다. 회식에 오지 않은 사람에게 밥값을 현금으로 쥐여주는 것은 누가 봐도 사회통념을 벗어난다. 마치 체육대회에 불참한 직원이 "운동 안 했으니 운동복 값과 간식비를 돈으로 달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게다가 법원은 불법행위 손해배상 사건에서도 "어차피 지출했을 식비는 손해액에서 뺀다"는 손익상계 법리를 적용한다. 회식에 안 갔더라도 이 사원은 저녁을 먹었을 것이고, 그 비용을 회사가 물어줄 의무는 없다. 회식 불참으로 그가 입은 실질적인 금전적 손해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결국 해당 사원의 요구는 법적 근거도 전혀 없는 생떼에 가깝다. 회식비는 목적을 달성(참석)한 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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